[경인일보=정운기자]'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밭이 변해 푸른 바다가 된다는 의미의 이 사자성어를 사람들은 흔히 큰 변화가 일어났을 때 쓴다.

인천은 50년동안 바다를 메워 땅을 일구고, 그 위에 도시를 세웠다. 상전벽해라는 말이 인천만큼 들어맞는 곳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지난 50년간 인천에서 일어난 변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바로 땅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50년전인 1960년의 인천시민과 2010년 현재를 살고있는 인천시민은 다른 공간을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천에서 일어난 변화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과거 인천이 아니었던 곳이 현재는 인천으로 불리고 있으며, 사람이 살 수 없던 공간인 갯벌과 바다 등이 매립을 거쳐 땅으로 변해 시민들의 생활공간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과거에는 배를 타고 가야만 했던 섬이 육지와 이어져 이름만 '섬'으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변화가 최근 50년동안 일어났다.

1940년 인천이 '인천시'라는 이름을 처음 갖게 되었을 때의 전체 면적은 65.82㎢에 불과했다. 이 때부터 1960년까지는 토지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1963년 부천군 작약도가 인천시에 편입된 것을 비롯, 1989년에는 영종, 용유, 계양동이 인천시에 편입되는 등 덩치를 키웠다. 이어 1995년에는 강화군, 옹진군, 경기도 김포군 검단면이 인천시로 편입되는 등 인천은 경제발전과 더불어 꾸준히 확장을 거듭했다.

▲ 1954년 인천항 전경(빨간선이 갯벌을 메우고 월미도와 배수갑문으로 연결된 현재의 인천항 모습). 또한 위 사진 5장은 영종도와 인천항 등, 19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천의 지형변화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인근 바다를 생활터전으로 일궜다. 영종, 용유, 송도 등의 갯벌을 매립해 땅을 넓혀온 결과, 인천시 면적은 2009년말 기준으로 약 1천27㎢에 이르고 있다. 50년만에 개략 땅이 15배 불어났다. 이는 전국토의 1.03%에 해당되는 면적이며, 전국 7개 광역자치단체 중 울산광역시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주변 지역 편입과 공유수면 매립 등으로 넓어진 인천은 이제 전국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영종에는 지난 2001년 개항해 최근 5년동안 공항서비스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인천국제공항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처음 보는 곳이 바로 인천이다. 인천은 대한민국에 대한 첫 인상을 결정짓는 곳으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를 매립해 건설한만큼 공항과 육지를 잇기 위한 다리도 함께 건설됐다. 영종대교는 인천공항이 건설된 2001년 건설됐으며, 총길이 4천420m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구간 중 인천광역시 서구 경서동(장도)과 중구 운북동(영종도)을 연결하는 황해 횡단다리다. 인천대교 개통전에는 유일하게 영종도와 연결되는 다리로, 공항과 육지를 잇는 역할을 했다.

인천대교는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총연장 18.38㎞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다리다. 지난해말 개통됐으며, 바다를 가로지르고 있어 인천공항 이용객뿐 아니라 바다위를 주행하는 색다른 체험을 원하는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대교의 완공으로 인천과 서울 남부, 수도권 이남 지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그리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송도국제도시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40분가량 단축됐다.

인천국제공항은 두 개의 다리로 육지화됐다. 최고의 서비스뿐 아니라 교통 편의도 좋아져, 인천공항을 오가는 이들은 불편함없이 인천뿐 아니라 서울 등 수도권 다른 지역으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옹진군의 대청도, 소청도, 백령도 등의 섬들은 아름다운 경관과 깨끗한 환경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전국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인천의 주요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강화는 마리산과 고인돌 등 역사의 흔적이 깃들어있는 곳이다. 기가 센 산으로 널리 알려진 마리산엔 매년 산악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고인돌과 초지진 등 역사의 흔적을 찾는 이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 인천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도시로 자리잡았다.

예전 바다였던 곳을 일궈낸 터에 자리잡은 송도·영종·청라 등 경제자유구역은 각각 첨단지식의 국제업무단지, 항공·항만의 물류단지, 레저 스포츠의 관광단지로 개발되고 있다.

이들 경제자유구역은 앞으로 인천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이들 지역은 이제 인천과는 떼어놓을 수 없는 인천의 일부가 됐다. 이렇게 성장을 거듭해온 결과 1960년의 인천과 2010년의 인천은 정말 '다른' 도시가 됐다.

개항장과 항구도시 이미지를 가진 '손바닥'만하던 인천이 이제는 두팔을 벌려도 다 품을 수 없을 정도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