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강승훈기자]송도의 산업 지형도가 진화하고 있다.
과거 공장마다 거대한 굴뚝을 높이고 뿌연 연기를 뿜어내던 대량 생산 모델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 그 대안으로 산·관·학의 각각 특화된 능력을 가진 조직이 모여 복합적으로 접근한 '퓨전 클러스터(Fusion Cluster)'가 부각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인천경제자유구역은 1단계 인프라 구축에 이어 2단계 핵심 정책으로 '5+3' 전략을 세웠다. '5+3' 프로젝트는 IT, 바이오, 물류, 의료, 부품산업의 5대 첨단 신성장 산업과 비즈니스·금융, 문화 ·관광, 교육 등 3대 지식서비스산업으로 구분되며 대기업 유치와도 직결된다.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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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첨단 신성장산업
선두 주자는 단연 IT(정보기술)가 꼽힌다. 산단 등 지구에 따라 맞춤형 클러스터 조성과 첨단업종 투자가 목표다. 인도의 우수 IT서비스 업체와 R&D를 구축한다. 현재 미국의 IBM Business Park, 휴니드, 독일 Hella Electronics 등 해외에서 12개사가 본격 가동중이다. 국내에서 아시아나 IDT, 세연, 에이스안테나, 엘앤아이소프트 등 23개 회사가 들어왔다. 송도지구는 유비쿼터스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산업 집적화를 꾀한다. 48만9천193㎡ 부지의 지식정보단지가 그 중심이다. 또 IT, BT, NT, GT가 융합 밸리를 형성할 전망이다. 업종별로 타깃 기업이 정해졌다. IT분야에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HP 등을 비롯해 RFID/USN(전자태그,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 디지털콘텐츠, 나노 등으로 세분화된다.
바이오 분야는 맞춤·재생의학으로 압축된다. 병원 및 서울대, 카이스트(KAIST), NCSU(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 대학의 앵커시설과 연계한 연구·제조시설이 구축된다. 또 바이오시밀러, 세포치료제와 같은 의약품 및 제약이 포함된다. 바이오메디파크 57만6천599㎡ 부지에 네덜란드 글로벌 바이오 기업 크루셀, 셀트리온이 각각 자리했다. 또 CJ 중앙연구소 등 국내 2곳에서 R&D센터 건립을 앞뒀다.
물류의 경우 공항과 항만, 신항의 배후단지와 연계된 복합수송(Sea&Air) 기능을 맡는다. 따라서 물류기업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농심, 하이트맥주 등 아암물류 2단지 물동량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과 노르웨이 등 동아시아 물류 비즈니스 거점을 찾는 해외기업이 대상이다. 특히 송도 10공구 신항은 벌써부터 관심을 끈다. 세계 터미널 운영업체와 초대형 선사, 개발업체의 주목 대상이다.
의료는 2020년 세계 3위의 기술력 확보가 목표다. 국제병원 개원은 외국인의 정주 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기관은 의대, 간호대, 생명과학, 전자공학과 연계된다. 또 스타 과학자 유치를 통한 연구소를 확보한다. 일례로 이길여 암당뇨연구소는 미국 국립보건원 종신연구원으로 있던 세계적 석학 김성진 박사를 대표로 영입했다. 또 뇌과학연구소 조장희 박사, 유타대 김성완 박사가 대표 인물이다. 암, 뇌, 줄기세포 등 전문병원과 나노분자, 바이오헬스칩, 유전자 진단칩이 속한 의료기기 연구로 구성된다.
항공우주, 자동차, 정밀기계 등과 관련된 부품소재 분야는 3조7천65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송도사이언스빌리지로 모인다. 인천국제공항과 관련된 항공 MRO(원자재를 제외한 모든 소모성 자재)센터, 조종사훈련원 등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
■ 3대 지식서비스산업
비즈니스·금융은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개별·다국적기업 지역본부가 설립된다. 중·장기적으로 'IT+금융'이 결합된 도시가 실현될 수 있다. 1·3공구 국제업무단지에 탄력이 점쳐진다. 또 5·7공구 사이언스 빌리지 내 벤처기업의 입주를 돕고 프리보드(FreeBoard, 유가증권이나 코스닥에 상장되지 않은 주권의 매매거래를 위한 증권시장) 이전이 고려된다. 또 부동산 자산운용사, 사모투자전문(PEF), 제2증권 선물거래소도 유치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문화 및 관광업무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테마파크와 같은 관광시설을 체계적으로 짓고 중·장기적 안목에서 복합리조트, 의료관광 등 별도 사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적인 문화기반 위에 시너지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더불어 해외 관광객의 방문이 쉽도록 관련 규제·제도를 개선시킨다는 복안이다.
마지막으로 교육은 아시아지역 교육 수요를 흡수한다는 구상이다. 연세대 국제화캠퍼스 등 송도국제화복합단지와 글로벌대학캠퍼스 및 인하대, 재능대, 고려대, 한국외대, 홍익대의 국내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맞물린다.
※ 인터뷰 /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2014년까지 국내·외 기업 1만200여개 유치"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 이종철(50) 청장은 부임한 지 한 달이 약간 넘었다. 하지만 10년이 다돼가는 경제자유구역 사업은 물론이고 조직 전반을 훤히 꿰뚫고 있는 듯 하다. 바쁜 일상이 일부 헝클어진 외모에 그대로 묻어나지만 지친 기색은 아직 없다. '젊다', '열정적이다'란 단어로 표현되는 이 청장의 업무 스타일은 '분 단위'로 나누는 빠듯한 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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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소감은.
"과거 감사원에서 약 25년을 공직에 근무하며 IFEZ와 직·간접적인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IFEZ가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무엇보다 2단계 사업이 시작되는 원년인 2010년에 중책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입니다. 또 막중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앞으로 IFEZ를 '세계 3대 경제자유구역'으로 발전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지금까지 성과와 향후 현안은.
"앞서 1단계에 인천대교 건설, 인천지하철 연장, 각종 상하수도와 간선 도로망 건설 등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이외 Cisco, IBM, GE, DHL 등 글로벌 기업이 들어와 4만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뒀습니다. 오는 2014년까지 추진되는 2단계 기간에 국내·외 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1만200여개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국내 대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해외업체와 합작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첨단산업과 연계한 부품 소재, IT 등이 주요 추진 대상입니다. 장기적으로 산업단지 지정 등 불합리한 규제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송도국제도시가 글로벌 교육도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데.
"수년 내 아시아 최대 교육허브로 거듭날 것입니다. 외국인에게 더 나은 정주환경을 제공할 국제학교인 '채드윅 인터내셔널'이 곧 문을 엽니다. 이는 직접적 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청라 달튼 외국인학교는 지난달 착공, 2011년 8월 개교합니다. 해외 유수대학의 복합체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가 내년 1월 뉴욕주립대를 시발로 순차적으로 선보입니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인천은 전 세계가 모여 배우며 연구하는 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당부의 말이 있다면.
"IFEZ는 단순 지역개발이 아닌 '국가 생존 프로젝트'란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진 국책사업입니다. 반면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산재합니다. 국내기업 입주를 돕는 조세 감면의 인센티브 확대와 수도권 정비계획법 적용 배제 등 제도 정비가 그것입니다. 아울러 전국 경제자유구역의 '맏형'격인 IFEZ에 정부 지원이 절실합니다. 이는 도약을 위한 최소한의 디딤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