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도신항 조감도

[경인일보=강승훈기자]송도의 산업 지형도가 진화하고 있다.

과거 공장마다 거대한 굴뚝을 높이고 뿌연 연기를 뿜어내던 대량 생산 모델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 그 대안으로 산·관·학의 각각 특화된 능력을 가진 조직이 모여 복합적으로 접근한 '퓨전 클러스터(Fusion Cluster)'가 부각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인천경제자유구역은 1단계 인프라 구축에 이어 2단계 핵심 정책으로 '5+3' 전략을 세웠다. '5+3' 프로젝트는 IT, 바이오, 물류, 의료, 부품산업의 5대 첨단 신성장 산업과 비즈니스·금융, 문화 ·관광, 교육 등 3대 지식서비스산업으로 구분되며 대기업 유치와도 직결된다. ┃표

 
 
 

■ 5대 첨단 신성장산업

선두 주자는 단연 IT(정보기술)가 꼽힌다. 산단 등 지구에 따라 맞춤형 클러스터 조성과 첨단업종 투자가 목표다. 인도의 우수 IT서비스 업체와 R&D를 구축한다. 현재 미국의 IBM Business Park, 휴니드, 독일 Hella Electronics 등 해외에서 12개사가 본격 가동중이다. 국내에서 아시아나 IDT, 세연, 에이스안테나, 엘앤아이소프트 등 23개 회사가 들어왔다. 송도지구는 유비쿼터스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산업 집적화를 꾀한다. 48만9천193㎡ 부지의 지식정보단지가 그 중심이다. 또 IT, BT, NT, GT가 융합 밸리를 형성할 전망이다. 업종별로 타깃 기업이 정해졌다. IT분야에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 HP 등을 비롯해 RFID/USN(전자태그,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 디지털콘텐츠, 나노 등으로 세분화된다.

바이오 분야는 맞춤·재생의학으로 압축된다. 병원 및 서울대, 카이스트(KAIST), NCSU(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등 대학의 앵커시설과 연계한 연구·제조시설이 구축된다. 또 바이오시밀러, 세포치료제와 같은 의약품 및 제약이 포함된다. 바이오메디파크 57만6천599㎡ 부지에 네덜란드 글로벌 바이오 기업 크루셀, 셀트리온이 각각 자리했다. 또 CJ 중앙연구소 등 국내 2곳에서 R&D센터 건립을 앞뒀다.

물류의 경우 공항과 항만, 신항의 배후단지와 연계된 복합수송(Sea&Air) 기능을 맡는다. 따라서 물류기업 활성화가 필수적이다. 농심, 하이트맥주 등 아암물류 2단지 물동량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과 노르웨이 등 동아시아 물류 비즈니스 거점을 찾는 해외기업이 대상이다. 특히 송도 10공구 신항은 벌써부터 관심을 끈다. 세계 터미널 운영업체와 초대형 선사, 개발업체의 주목 대상이다.

▲ 송도 4공구 전경

의료는 2020년 세계 3위의 기술력 확보가 목표다. 국제병원 개원은 외국인의 정주 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기관은 의대, 간호대, 생명과학, 전자공학과 연계된다. 또 스타 과학자 유치를 통한 연구소를 확보한다. 일례로 이길여 암당뇨연구소는 미국 국립보건원 종신연구원으로 있던 세계적 석학 김성진 박사를 대표로 영입했다. 또 뇌과학연구소 조장희 박사, 유타대 김성완 박사가 대표 인물이다. 암, 뇌, 줄기세포 등 전문병원과 나노분자, 바이오헬스칩, 유전자 진단칩이 속한 의료기기 연구로 구성된다.

항공우주, 자동차, 정밀기계 등과 관련된 부품소재 분야는 3조7천65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송도사이언스빌리지로 모인다. 인천국제공항과 관련된 항공 MRO(원자재를 제외한 모든 소모성 자재)센터, 조종사훈련원 등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

■ 3대 지식서비스산업

비즈니스·금융은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개별·다국적기업 지역본부가 설립된다. 중·장기적으로 'IT+금융'이 결합된 도시가 실현될 수 있다. 1·3공구 국제업무단지에 탄력이 점쳐진다. 또 5·7공구 사이언스 빌리지 내 벤처기업의 입주를 돕고 프리보드(FreeBoard, 유가증권이나 코스닥에 상장되지 않은 주권의 매매거래를 위한 증권시장) 이전이 고려된다. 또 부동산 자산운용사, 사모투자전문(PEF), 제2증권 선물거래소도 유치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문화 및 관광업무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테마파크와 같은 관광시설을 체계적으로 짓고 중·장기적 안목에서 복합리조트, 의료관광 등 별도 사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적인 문화기반 위에 시너지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더불어 해외 관광객의 방문이 쉽도록 관련 규제·제도를 개선시킨다는 복안이다.

마지막으로 교육은 아시아지역 교육 수요를 흡수한다는 구상이다. 연세대 국제화캠퍼스 등 송도국제화복합단지와 글로벌대학캠퍼스 및 인하대, 재능대, 고려대, 한국외대, 홍익대의 국내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맞물린다.

▲ 송도국제도시 전경

※ 인터뷰 / 이종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2014년까지 국내·외 기업 1만200여개 유치"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 이종철(50) 청장은 부임한 지 한 달이 약간 넘었다. 하지만 10년이 다돼가는 경제자유구역 사업은 물론이고 조직 전반을 훤히 꿰뚫고 있는 듯 하다. 바쁜 일상이 일부 헝클어진 외모에 그대로 묻어나지만 지친 기색은 아직 없다. '젊다', '열정적이다'란 단어로 표현되는 이 청장의 업무 스타일은 '분 단위'로 나누는 빠듯한 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취임 소감은.

"과거 감사원에서 약 25년을 공직에 근무하며 IFEZ와 직·간접적인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IFEZ가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무엇보다 2단계 사업이 시작되는 원년인 2010년에 중책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입니다. 또 막중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앞으로 IFEZ를 '세계 3대 경제자유구역'으로 발전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지금까지 성과와 향후 현안은.

"앞서 1단계에 인천대교 건설, 인천지하철 연장, 각종 상하수도와 간선 도로망 건설 등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이외 Cisco, IBM, GE, DHL 등 글로벌 기업이 들어와 4만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뒀습니다. 오는 2014년까지 추진되는 2단계 기간에 국내·외 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1만200여개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국내 대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해외업체와 합작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첨단산업과 연계한 부품 소재, IT 등이 주요 추진 대상입니다. 장기적으로 산업단지 지정 등 불합리한 규제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송도국제도시가 글로벌 교육도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데.

"수년 내 아시아 최대 교육허브로 거듭날 것입니다. 외국인에게 더 나은 정주환경을 제공할 국제학교인 '채드윅 인터내셔널'이 곧 문을 엽니다. 이는 직접적 투자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청라 달튼 외국인학교는 지난달 착공, 2011년 8월 개교합니다. 해외 유수대학의 복합체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가 내년 1월 뉴욕주립대를 시발로 순차적으로 선보입니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인천은 전 세계가 모여 배우며 연구하는 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당부의 말이 있다면.

"IFEZ는 단순 지역개발이 아닌 '국가 생존 프로젝트'란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진 국책사업입니다. 반면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산재합니다. 국내기업 입주를 돕는 조세 감면의 인센티브 확대와 수도권 정비계획법 적용 배제 등 제도 정비가 그것입니다. 아울러 전국 경제자유구역의 '맏형'격인 IFEZ에 정부 지원이 절실합니다. 이는 도약을 위한 최소한의 디딤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