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강승훈기자]매립지 위에 초고층 건축물이 하나 둘씩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송도국제도시는 내부에서 조용히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각종 공정에는 국내·외에서 흔히 감상하기 어려운 신공법이 도입되고 있다. 첨단 기술의 경연장을 방불케하는 현장에는 저마다 건설사가 그간 축적된 노하우를 뽐낸다.

특히 대우건설은 R&D(연구), 업무, 상업, 공동주택 등 다양한 개발 일정에서 빠지지 않고 시공사로 맹활약중이다. 1천25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 컨벤션센터(쉐라톤 인천) 호텔은 2009년 6월 공정을 마쳤다. 대우건설이 100% 지분으로 참여, 직접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Rm1블록에 착공한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는 1천703가구 규모의 아파트 10개동과 606실 오피스텔 2개동이 곧 들어선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신사옥으로 활용될 복합건물 아이타워(I-Tower) 건립은 UN 산하기구의 입주가 이미 확정됐으며 2012년 10월 준공이 목표다. 이밖에 수주 실적은 사무·상업공간의 국제오피스 신축, 송도테크노파크 자동차부품(AT)센터 등 꾸준하게 진행형이다.

이 중에서 세계 도시·건축 전문가로부터 각광을 받은 '동북아무역센터(NEATT·Northeast Asia Trade Tower)'는 대우건설의 노력과 땀이 그대로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프로젝트는 공정에 53개월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연면적 14만7천766㎡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68층으로 짓는다. 지상 305m 높이는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사업비는 약 5천500억원.

내부는 1층 로비와 2~33층 오피스, 34~36층 부대시설, 37~44층 관광호텔 204실, 45~64층 콘도미니엄 139실, 65층 전망대로 구성될 예정이다. 시행은 NSIC와 모건스탠리가 각 50% 지분으로 참여했다. 엘리베이터 전문 기업 OTIS 코리아, 미국 3M,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 CISCO 등이 입주 의사를 밝혔다.


송도의 랜드마크로 작용할 NEATT는 국제비즈니스와 주거 및 문화공간이 한 곳에 어우러졌다는 게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곡선미를 살린 입면 디자인은 기존의 틀과 상식을 벗어났다. 4각형에서 3각형으로 변하는 형태로 파사드(건물 외벽의 경관용 디스플레이)의 이동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로 인해 매 순간 층별로 바뀌는 평면은 면과 모서리가 지지해야 할 풍하중 저감 효과까지 기대된다.

최첨단 기술력은 철근 콘크리트, 철골, 댐퍼시스템, 헬스모니터링, 커튼월 등 5가지로 나뉜다.

철근 공사에서 공정 관리와 고품질, 안전을 고려해 코어(core·중심부)를 선행적으로 시공하는 방법이 도입됐다. 입면 및 옹벽의 변화를 흡수할 수 있도록 코어부의 ACS와 외주부 RCS-P는 평면으로 수정시켰다. 따라서 거푸집 계획은 저층부 4~5일, 고층부는 3~4일 사이클을 각각 적용한다. 입면이 모두 동일하지 않도록 폭 조절, 해체, 설치가 용이한 52개 Unit(단위)를 도면화했다. 코어 내부의 경우 협소한 공간으로 지상에서 우선 조립뒤 이동시켜 마무리했다.

▲ 대우건설 동북아무역센터 코어 벽체 선 조립 작업.

철골은 공기 단축 차원에서 미국식 공법을 적용, 절당 2개층이 기준이다. 전이보(transfer girder)와 메가 컬럼(mega column·큰 기둥)이 연결되는 코너 구간의 공정 지연, 용접 집중을 방지하기 위해 티피컬 컬럼(typical column·전형적 기둥)을 먼저 설치했다.

적용 강재는 용접 시공성과 부재 중량 감소를 실현했다. 횡하중을 부담하는 코어에 아웃리거(outrigger)와 일명 '허리띠'라 불리는 벨트 트러스(belt truss)로 외곽 기둥이 연결, 횡강성이 늘어났다.

이는 코어의 변형 억제, 상부층 중량과 횡력에 대한 내력을 분산시킨다. 댐퍼(damper)시스템은 기둥의 축소 현상으로 과도한 응력 발생을 방지하는 구조다.

대우건설이 자체 개발했으며 시공중에 일어나는 횡력과 관련, 별도의 보정없이도 업무를 간편하게 수행하도록 돕는다.

헬스모니터링은 건물의 진동, 변위, 국부적 변형률 등을 주기적 계측으로 구조적 특성 이력이 지속적으로 관리된다. 특수 구조물의 안전성 이상 여부를 사전에 감지하고 대처할 수 있다.

커튼월은 골조의 후속 공정이다. 공장에서 생산한 기둥, 대들보, 벽 등을 현장에서 한 층씩 차례로 조립하는 '적층 공법'이 가능해졌다. 입면, 단면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먼저 3차원 모델링을 통한 도면 분석이 진행됐다.


다시 말해 시공성을 검토, 실시설계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3D 입체 설계는 물결치는 느낌이 들도록 연속적으로 바뀐다. 더불어 일반 유리 내부에 적외선 반사율이 높은 특수금속막을 코팅시켜 단열 성능까지 한층 높였다.

코너 부위는 2중각 가공이 필요한 고난이도 작업의 요구로 'Visual Mock-up'을 테스트했다. 'Mock-up'은 고층 건축물의 외벽 커튼월에 사용되는 실규격과 부재로 제작된 시험체다.

건물에 작용하는 풍하중 조건에서의 기밀·수밀성과 단열, 방음 등 성능 및 의장적 요소를 확인시킨다. 뿐만 아니라 연계 공종인 철골, 건축 3D 입체 기준선을 함께 공유하는 통합설계가 이뤄진다.

부재는 단일화가 요점이다. 원래 설계에 2개 부재의 볼트 결합이었던 내용을 한 개로 압축, 미관상 불필요한 연결부를 제거하는 동시에 누수 요인을 미리 차단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송도는 동북아 허브화의 시발점으로 활발한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며 "NEATT는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의 상징 건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