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에 위치한 청나라의 서태후릉(慈禧陵)은 엄청난 규모와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유네스코에 등재된 중국의 세계유산은 모두 40곳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유구한 역사와 수려한 자연풍광으로 인해 중국은 이처럼 많은 세계유산을 지니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청대(淸代) 황릉은 중국의 문화적·건축적 전통의 뛰어난 증거이며 자연환경과의 조화로 인하여 풍부한 문화적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경인일보=김선회기자]공자(孔子)는 2천년 전 '사사여생 (事死如生)', 즉 죽은 사람을 산사람처럼 대하라고 했다.

중국 사람들은 한동안 이 말을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였다. 그래서 하늘을 대신해 천하를 다스렸다고 믿었던 황제(皇帝)들의 무덤을 그들이 살아생전 기거했던 황궁만큼이나 크고 웅장하게 만들었다.

중국 황실은 전국의 내로라하는 지관들을 동원해 풍수지리적으로 완벽한 터를 잡고, 화려한 목조건물과 거대한 석상, 빛나는 귀금속으로 치장하고 잘 정돈된 조경까지 갖춘 세계 최고의 황릉을 완성했던 것이다.

진시황릉을 필두로 명(明)나라와 청(淸)나라 때까지 이어진 황릉의 조성 양식은 같은 한자문화권인 우리나라와 일본, 베트남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쳐 조선왕릉, 일본 천황릉, 베트남 황릉을 조영하는데 일조했다.

경인일보는 2009년 6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대한민국의 조선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해 지난해 9월부터 올 7월까지 11개월동안 '왕을 만나다'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에게 조선왕릉 40기에 대한 생생한 리포트를 전달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조선왕릉은 단순한 왕과 왕비의 무덤이 아니라 수많은 역사의 소용돌이를 거쳐 나간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희생이 깃들어있는 문화·역사 공간이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반면 잘 보존되고 있는 줄만 알았던 우리의 왕릉이 사격장과 목장, 때로는 국가정보기관 건물로 인해 크게 훼손을 당했으며, 그 복원 또한 시급한 문제라는 사실도 일깨워 주었다.

이제 우리는 수만㎞에 달하는 긴 여정을 새롭게 떠나려고 한다. 국내 언론사 최초로 유네스코(Unesco)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중국, 일본, 베트남의 황릉과 왕릉들을 연계해 둘러보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세계유산인 조선왕릉과 비교할 예정이다. 그곳에서 우리의 장·단점을 배우고 돌아와 조선왕릉, 나아가 우리의 문화유산들이 지구촌 곳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길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