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영준기자]인천시가 4년 앞으로 다가온 인천아시안게임의 붐 조성에 나섰다.

식목일이었던 지난 4월 5일 인천대공원에 대회 성공을 기원하는 기념 나무를 심었던 시는 지역 체육인들과 시민들에게 대회에 대한 설명회를 여는 등 단계별 홍보 로드맵을 밟아가고 있다. 올해 홍보의 절정은 단연 광저우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거행될 대회기 인수와 문화공연이다.

대회기 인수와 문화공연을 비롯해 인천시민이 중심이 된 전 아시아인의 축제를 만들기 위해 시가 장기적으로 추진중인 '2014 우수선수 발굴 육성 프로젝트'와 '비전  2014 프로그램'을 들여다 본다.

▲ 역도 안용권

■ 광저우AG 폐막식때 선보일 대회기 인수와 문화행사

2년전 이맘때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의 폐막식은 성대했다.

아울러 폐막식 말미 차기 올림픽 개최지인 런던의 대회기 인수와 함께 펼쳐진 짤막한 공연은 '폐막식의 백미'였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도드라졌다.

폐막식의 시작은 베이징올림픽이 제29회라는 의미를 새겨 29초부터 카운트다운을 했으며, 10초부터는 관중의 함성에 맞춰 숫자모양을 한 불꽃을 10부터 1까지 쏘아올렸다.

폐막식 총감독 장이머우는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강하게'를 역동적인 에너지의 북과 자전거, 매스게임에 가까운 단체 퍼포먼스로 구성했다. 막대한 인원과 고도의 훈련으로 만들어낸 붉은 길과 빛의 바퀴같은 전형적인 장이머우 스타일도 있었지만 스프링을 신발에 장착한 채 '보다 높게'를 실현하는 재기발랄함도 돋보였다.

▲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선보인 차기 대회 개최지 러시아 소치의 문화공연 모습.

또한 선수들이 어떤 대형이나 구분없이 뛰어나오게 한 장면은 폐막식의 주제로 매우 잘 드러낸 부분이었다. 각기 다른 웃음과 추억을 가지고 거대한 스타디움으로 뛰어들어오는 선수들이야 말로 17일간의 대회를 끝내고 갖는 폐막식의 이미지에 잘 어울렸던 것이다.

이후 성화는 조용히 꺼졌다.

2012년 올림픽 개최지 영국 런던은 이미 두 차례나 올림픽을 치러냈다. 런던은 이날 대회기 인수와 함께 미래지향적이고 세련된 영상물로 문화행사를 시작했다.

런던의 지하철 선로가 펼쳐지고 펑키 스타일의 문화가 어우러진 영상을 통해 이제까지와 다른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어서 2층 버스를 탄 전설의 록밴드 레드 재플린의 명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와 신예 스타 리오나 루이스, 스포츠 아이콘 데이비드 베컴이 등장하는 스타쇼를 보여주었다. 여러 가지 영국 문화의 상징들을 통한 퍼포먼스를 펼친 것이다.

당시 주경기장에서 올림픽 폐막식 후 행사를 지켜본 국내 기자들은 "오히려 개최국의 폐막식보다 런던의 홍보가 더욱 재미있고, 흥미로운 발상이었다"고 평했다.

40억 아시아인의 스포츠축제 제16회 아시안게임의 개막일이 70여일 남았다.

오는 11월12일부터 27일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올해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대한체육회 산하 각 경기가맹단체들과 선수들은 이미 '2010 아시안게임 D-100일 작전'에 들어가며 메달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2014년 대회를 유치한 인천시 또한 광저우아시안게임을 기해 차기 대회 개최지로서 인천아시안게임의 붐 조성에 나선다는 각오로 준비에 한창이다.

▲ 2008 베이징올림픽 폐막식때 펼쳐진 차기 대회 개최지 영국 런던의 문화행사와 대회기 인수 모습.

2014 인천아시안게임 붐 조성의 중심엔 광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열릴 차기 대회 개최지에 대한 대회기 인수와 문화행사가 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지난 6월 1986 서울아시안게임 공식 전야제와 1988 서울올림픽 전야제 '손에 손잡고'를 연출한 김대화(58)씨를 광저우아시안게임 폐막식때 열릴 문화예술공연을 포함한 대회기 인수행사를 기획·연출할 총감독에 임명했다.

최근 조직위와 김대화 총감독은 대회기 인수 문화예술 공연 행사의 콘셉트와 추진 방향을 구상하고, 공연업체를 선정하는 등 세부 조율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장에서 극적인 효과를 최대화시키기 위해 자세한 계획을 미리 밝힐순 없지만 김 총감독은 "우리에게 주어진 10여분의 짧은 시간 동안 모든 아시아인이 하나라는 공감대 속에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 세계인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첨단 IT 기술과 한국 전통예술이 융합된 독특한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월 27일 광저우의 주경기장에서 열릴 대회기 인수 행사와 문화예술공연은 앞서 올림픽에서 보여지듯 인천 아시안게임의 붐 조성의 중심이다.

한편 조직위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폐막 후 대회기 인수기념 국내 경축행사도 기획중이다.

▲ 양궁 유망주 성우경

■ 네 꿈을 펼쳐라 '2014 우수 선수 발굴 육성 프로젝트'

인천에서 개최되는 2014 아시안게임을 남의 잔치로 만들지 않기 위해 인천시는 '2014 우수 선수 발굴 육성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인천 출신 선수들이 가능한 많이 태극 마크를 달고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를 누비게 하려는 의도에서다. 인천 선수들의 참가는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 대회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인천시체육회는 지난해 '2014 우수 선수 발굴 육성 프로젝트'(이하 프로젝트)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예산 26억원을 투입해 연간 40~60명씩 모두 300명(지도자 포함)을 선발해 육성 지원비를 지급하고 관리하는 등의 세부 계획을 세웠다.

국가대표와 실업(프로)팀 선수들은 제외되며, 가능성있는 어린 선수들과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키게 된다.

시체육회는 이번 프로젝트의 가동으로 우수한 선수들을 육성하고 비인기 종목과 지역 소외 종목의 저변 확대와 활성화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인천아시안게임을 1년 앞두고 인천에서 열리는 2013 전국체전에서 개최 도시 어드밴티지와 함께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켜 종합 2위 달성도 가능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선수 선발 대상은 2014 아시안게임 종목이면서 메달 획득 가능한 종목이며, 대회때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연령대의 선수이다.

이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관내 선수 중 해당 경기단체에서 복수 추천을 받는다. 추천자는 세부 종목별 측정 항목에 따라 기초체력검사와 운동부하검사 등을 받는다.

이를 토대로 2014 우수 선수 육성위원회의 협의와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참고로 올해 선발 대상자 체력측정 평가는 지난 5월 가천의대 체육과학연구소에서 진행됐다.

프로젝트에 선발된 선수들을 이끌 지도자도 위원회를 통해 선발하게 되며, 시체육회는 필요시 외국인 지도자 채용도 지원한다.

선정된 우수 선수들에겐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우선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육성 지원비가 지급되며, 시의 각종 체육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부여된다.

시체육회와 시설관리공단이 위탁 운영중인 삼산월드체육관과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계산국민체육센터, 도원시립수영장 등의 수영장과 헬스장 등을 시간 범위내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 번의 선발이 2014년까지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분기별로 체력 측정 등 평가를 해 경기력이 저하됐거나 기대에 못미치는 지도자는 선발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외된 선수와 지도자는 다음연도 선발 대상에서도 제외되며, 신규 선수와 지도자를 추가 발굴하게 된다.


최종 선발된 선수들은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2013년과 2014년 2년동안 진행되는 해외 전지훈련 프로그램의 지원 혜택을 받게 된다.

선발 과정을 모두 통과하고 프로그램 실시 첫 해였던 2009년에 발탁된 선수로, 현재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선수는 역도의 안용권(국군체육부대)과 양궁의 성우경(인천 선인고) 등이 있다.

안용권은 현재 IWF(국제역도연맹) 남자 최중량급(105㎏ 이상) 세계 랭킹 1위다. 지난해 11월 고양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에서 합계 445㎏을 들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도의 꽃'인 남자 최중량급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안용권이 처음이다.

인천 도화기계공고 2학년때 국가대표로 발탁된 안용권은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8위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후 슬럼프와 함께 잔부상에 시달리며 2006 도하아아시안게임과 2008 베이징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2009년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안용권은 그해 인천시체육회의 '2014 우수 선수 발굴 육성 프로젝트'에도 선발되며 확실히 슬럼프를 극복, 정상에 올랐다.

올해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이 확실시되는 안용권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까지 대회 2연패가 기대되는 선수다.

성우경은 프로젝트에 발탁된 지난해 유스세계양궁선수권 남자 주니어부에서 우승했으며, 전국체전에서도 30m와 50m를 석권했다.

올해도 대통령기에서 우승하는 등 고교 최강인 그는 국가대표 발탁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젝트는 4년동안 제2의 안용권과 성우경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시민의 절대적인 호응속에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누비는 인천 선수들의 모습을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지난 5월 가천의대 체육관절연구소에서 진행된 '2014 우수선수 육성 발굴 프로젝트' 무릎 관절의 근력 측정 모습.

■ 스포츠 약소국도 만끽할수 있게 '비전 2014 프로그램'

몽골의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인 바뜨라(48)씨는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7년 인천시가 스포츠 약소국의 발전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비전 2014 프로그램'을 통해 인천시청 선수들과 훈련을 받은 바뜨라씨가 이듬해 열린 패럴림픽에서 정상에 선 것이다.

2009년 인천을 다시 찾은 바뜨라씨는 "'비전 2014 프로그램'은 스포츠 극빈국에게 매우 중요한 프로그램이었으며,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노력한 것이 값진 금메달로 돌아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한국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집중력에 대해 많이 배웠다"며 "활 시위를 놓는 시점과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만족해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을 비롯한 몇몇 스포츠 강대국이 아시안게임의 메달을 독식해 왔다.

비록 정정당당한 경기일지라도 몇몇 국가의 메달 독식은 많은 수의 스포츠 약소국에게 소외감을 안겨주었다.

인천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4 아시안게임의 유치 공약으로 아시아 스포츠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비전 2014 프로그램'(이하 프로그램)을 제안했으며,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확정된 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인천시는 2007년 11월 프로그램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2014년까지 8년간 2천만달러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주요 사업은 ▲아시아 청소년 스포츠 유망주 초청 훈련 ▲아시아 스포츠 저개발국에 대한 코치 파견, 스포츠 시설 및 장비 지원 ▲OCA 사업 및 행사 지원 ▲지역 아시안게임 개최시 재정 지원 등이다.

지난해까지 초청훈련을 통해 인천을 방문한 국가는 네팔, 몽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오만, 키르기스탄, 타지키스탄, 파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이다. 종목은 양궁과 수영, 태권도, 복싱, 유도, 레슬링, 핸드볼 등이다.

방문국 선수들은 짧게는 1달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한국 선수들과 훈련을 하고 돌아갔다.

우수한 우리 코치를 현지에 파견하고 운동 장비를 지원한 국가는 팔레스타인과 예멘, 몰디브, 우즈베키스탄, 방글라데시, 라오스, 태국, 부탄 등 10여개국에 이른다.

▲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설계작품 당선작.

올해 프로그램은 단기와 장기로 구분되는 초청훈련 12건과 코치 파견 5건, 장비지원 4건 등 21개 사업이 진행중이다.

8월 현재 시리아의 태권도 선수들이 인천시체육회 소속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으며, 캄보디아의 태권도, 레슬링 선수들 역시 시체육회 선수들과 땀을 흘리고 있다.

라오스의 수영 선수들은 인천시청 수영팀에 합류해 훈련을 받고 있다.

우리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기에는 실력이 부족하지만 배우려는 자세는 전혀 부족하지 않다.

한국의 스포츠를 체험한 3개국 선수들은 모두 8월 31일 고국으로 돌아갔다.

캄보디아의 태권도 선수 충 부디아 림은 "태권도 종주국에 와서 새로운 기술과 경험을 얻어 매우 기쁘다"며 "이곳에서 배운 경험을 토대로 선수생활을 한 후 국제심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능환 2014아시안게임지원본부 대외협력팀장은 "45개 OCA 회원국의 신청이 계속되고 있지만, 모두 수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며 "경제적으로 어렵고 또 유망주들이 많이 있는 나라들을 선별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선 모든 참가국이 메달 획득의 기쁨을 함께 누리는 진정한 아시아인의 축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OCA와 함께 비전2014 프로그램을 더욱 짜임새있게 운영해 아시아 스포츠 약소국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스포츠 선진도시 인천의 이미지 심기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남은 4년간 더욱 힘을 쏟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