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중미 과테말라에 계속된 폭우로 산사태가 잇따르면서 수십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과테말라 소방당국은 주말동안 내린 폭우로 최소 36명이 숨졌으며, 수도 과테말라시티 외곽 주요 고속도로에서 난 산사태로 100명 정도가 흙과 돌무더기에 파묻힌 것으로 보인다고 5일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최악의 산사태는 4일 오후 수도에서 북서쪽으로 떨어진 인테르-아메리칸 고속도로 171㎞지점에서 발생해 도로를 지나던 차량을 덮쳤으며, 부상자를 끌어내기 위해 구조작업에 나섰던 주민 100여명이 뒤이어 발생한 산사태에 매몰됐다.
당국은 현장에서 시신 18구를 발견하는 등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기상악화 등으로 향후 이틀 정도가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오전 8시께에도 같은 고속도로 81㎞지점에서 2차례 산사태가 발생해 버스 1대가 진흙더미에 파묻히는 등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구조당국은 200여명을 투입해 생존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계속되는 폭우로 작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알바로 콜롬 대통령은 40명 정도가 실종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며 1만2천명의 주민이 대피소로 피난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국가적 재난"이라며 "가난한 사람들이 자연재해의 대가를 치르고 있어 고통스럽다"고 비통해했다.
당국은 향후 며칠간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폭우는 멕시코에도 영향을 미쳐 멕시코만에 인접한 남동부 타바스코주(州) 주민 수천여명이 강물 범람 등에 대비해 집을 떠나 대피했다.
과테말라에서는 지난 5월에도 허리케인 '아가타'가 전역을 휩쓸면서 165명이 숨지고 100명이 실종되는 등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