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녹색전남 아이티맨 국제 철인 3종 경기대회'에 참가한 임한택 팀장이 경기 당시를 회상하며 웃고 있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경인일보=정진오기자]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50대 '철인(鐵人) 공무원'이 인천시 공직사회에 화제다.

임한택(53) 인천시의회 관리팀장은 지난 5일 전남 영암에서 열린 '제1회 녹색전남 아이티맨 국제 철인3종경기대회'에 참가한 유일한 인천시 공무원으로 기록됐다. 이번 대회는 수영 3.8㎞, 사이클 180.2㎞, 마라톤 42.2㎞의 풀코스였다.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풀코스 철인3종 경기대회는 단 2개 뿐이다. 이번 대회엔 전국에서 600여명의 철인들이 참가했다. 임 팀장은 여기서 3가지를 합쳐 15시간 25분을 끊었다. 자신의 최고기록(13시간)보다 무려 2시간25분이나 뒤졌다. 자전거에 펑크가 나고, 수영복의 등뒤 지퍼가 자꾸 열려 진행을 더디게 했다. 그만큼 힘들었다. 임 팀장은 "힘든 만큼 많이 배웠다"고 했다.

"사이클에서 2번이나 펑크가 났어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지요. 시간을 허비한 만큼 만회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페달을 평소보다 더 힘껏 밟았습니다. 그게 문제였어요. 달리기를 하는데, 다리에 무리가 왔습니다.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것이지요. 그래도 이를 악물고 끝까지 뛰었습니다. 뭐든지 욕심을 내면 안 된다는 것을 새삼 배웠습니다."

임한택 팀장은 수영부터 접했다. 그게 1992년도였다. 수영장에서 철인3종을 하는 동호인을 만났다. 임 팀장은 극한을 견뎌야 하는 철인3종 경기에 빠져들었다. 1998년이었다. 그때부터 주말마다 동호인들과 함께 운동을 한다. 토요일엔 마라톤과 수영을, 일요일엔 사이클을 탄다. 임 팀장이 속한 '인천 철인클럽' 회원들과 함께 한다. 이렇게 1년을 연습해, 1번 풀코스를 뛴다. 경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여러 번 참가할 수가 없다. 임 팀장이 지금까지 뛴 풀코스는 6회뿐이다. 물론 하프코스(수영 2㎞, 사이클 90㎞, 마라톤 21.6㎞)와 올림픽코스(수영 1.5㎞, 사이클 40㎞, 마라톤 10㎞) 등은 많이 뛰었다.

사이클 연습을 하다가 크게 다친 적도 있다. 2005년도에 영종도에서 단체연습 도중 넘어지는 사고를 당해 얼굴을 17바늘이나 꿰맸다. 가족은 물론이고 주변에선 사고 이후 철인3종을 그만둘 것으로 예상했다. 임 팀장은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1년 내내 연습해 대회에 나가면 '해냈구나'하는 성취감이 힘들지만 철인3종을 계속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운동은 또 매사에 자신감도 갖게 하고요. 당연히 업무효율도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철인3종은 '나' 혼자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 대회에 동호회에서 18명이 영암으로 내려갔는데, 선수로 뛴 것은 7명뿐이었다. 나머지 11명은 7명을 위한 '서포터'였다. 서포터는 말 그대로 선수들의 뒷바라지만 한다. 철인3종의 매력은 '극한'에만 있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