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전상천기자]가을 햇살이 뜨겁다. 들녘은 황금 벌판으로 변화하고, 농로마다 야생꽃들이 흐드러지게 펴 있다. 봄에 뿌려진 고구마 등 각종 농작물은 저마다의 '결실'을 몸에 안고서 방긋이 웃으며 우리에게 '초청'의 손짓을 한다.

조금은 쌀쌀해진 가을 바람에 떠밀려 논과 밭으로 나선 농부들의 손길은 벼 등 가을 추수에 분주하기만 하다. 농부들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식키우듯 보듬어 온 농작물의 결실에 흐믓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가오는 주말, 산과 강, 그리고 농심, 도시민들의 옛날 고향의 향수를 만끽할 수 있는 농촌으로 가 보자. 그 곳에서 온 가족이 고구마를 캐 구워먹는 등 농촌체험활동에 참여해 보자. 도심 콘크리트 학교에 갇혀있는 자녀들을 다가오는 '놀토'엔 수도권 곳곳에 운영되고 있는 '자연학교'로 등교시켜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농촌진흥청이 추천한 경기·인천지역에서 각광받는 주요 농촌관광마을을 소개한다.

 
 
▲ 안성 구메농사마을

# 안성 구메농사마을(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생태 보존으로 지난 2008년 환경부로 부터 우수 생태마을로 지정된 안성 구메농사마을. 중부고속도로를 달려 일죽IC를 나와서 38번국도 안성 방면으로 달리다가 17번 국도로 접어들어 칠장사 방면으로 아름다운 단풍길을 따라 가다보면 만날 수 있다.

임꺽정과 어사 박문수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칠현산과 칠장산 줄기에 천년동안의 조상들의 삶이 녹아 들어있는 다락논이 정겹게 펼쳐진 곳이다.

구메농사마을은 예부터 물이 맑고 숲이 깊어서 계곡 곳곳에는 가재가 살고, 천년구렛들과 아랫배미에는 미꾸리와 장어, 그리고 버들치가 노는 청정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40가구 105명의 주민들이 오순도순 모여살고 있다. 특히 구메농사마을은 차령산맥의 줄기인 칠장산과 칠현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등 천혜의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마을 주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마을을 아름답게 보전하려는 노력과 정성을 기울인 결과, 마을 전체가 친환경농법으로 농산물을 수확하고 있고 마을 곳곳에 작은 연못인 둠벙이 산재하여 작은 습지생태공원이 된 것이다.

마을에선 모내기, 벼 수확, 밭작물 수확, 메뚜기잡기 등 계절별 농사 프로그램과 구메복조리만들기, 죽봉만들기 체험 등 전통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도시민들의 옛날 고향의 향수를 만끽할 수 있게 되어 고객의 만족도가 높다.

또한 관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방학을 이용해 저소득층 자녀들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문화 체험교실을 운영하여, 연간 120명의 학생들에게 우리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이천 부래미마을

# 이천 부래미마을(이천시 율면 석산2리)

옛 모습을 간직한 조그마한 부래미마을은 무농약 농법으로 물도 산도 모두 깨끗해 그 어느 곳보다 시골의 따뜻한 정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꽃길이 조성된 부래미마을 길을 따라 들어가면 입구에 아름다운 작은 저수지가 있고 마을안으로 들어가면 방문자센터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농사로는 배와 벼, 복숭아를 많이 짓고 있다. 마을의 주요 체험시설로는 부래미 체험관과 정보화센터, 농가 민박, 도예미술관 등이 있다. 도예가 선생님이 직접 공방을 운영하는 도예미술관에선 아이들이 토우나 도자기 만들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구마 캐기와 포도따기, 거북놀이, 메뚜기잡기 등도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하면 좋다.

 
 
▲ 이천 자채방아마을

# 이천 자채방아마을(이천시 대월면 군량1리)


임금님께 자채쌀을 진상했다해서 이름이 붙여진 이천 자채방아마을을 방문하게 되면 먼저 옛날 방앗간을 볼 수 있다. 디딜방아, 연자방아, 물레방아, 절구방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방아를 찧어볼 수 있다. 자기가 찧어 만든 쌀로 밥을 해 먹을 수 있다.

자채방아마을에서는 조상들이 하는 놀이를 발굴하였다. 일명 장치기(격구)라는 놀이인데, 고려중기, 조선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즐겼다고 한다. 나무로 골프채와 비슷하게 채를 만들어서 짚으로 만든 공을 가지고 상대방 골문에 넣는 것인데, 하키와 비슷한 놀이다.

자채방아마을은 세종대왕의 큰 형인 양녕대군이 16년간 머물렀던 곳이다. 양녕대군이 쉬었던 정자로서 무정, 마서방네 집터, 예계바위, 정자터, 징검다리, 양샘재 등 여기저기 흔적이 남았다.

주요 체험 활동으로는 미꾸라지잡기와 양녕대군 유배지 자전거하이킹 등을 할 수 있다. 가을에는 햅쌀 수확, 자채농요체험, 햅쌀 밥짓기 등으로 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먹거리로는 추어탕, 이천쌀밥 등이 있으며, 특산물로는 이천쌀, 복숭아, 산수유, 황기 한과 등이 있다.

 
 
▲ 양평 옹달샘꽃누름마을

# 양평 옹달샘꽃누름마을(양평군 용문면 화전2리)


예부터 지하수가 풍부했던 옹달샘마을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이 만개한다. 특히 농촌의 옛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로서 오리농군과 함께 농사짓는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가을에 마을에 내려가면 투호놀이와 고구마캐기, 우리밀 심기, 풋콩구이, 허수아비만들기 등의 농촌체험 및 놀이를 즐길 수 있다.
 
 
▲ 강화 용두레마을

# 강화 용두레마을(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황청1리)

세계 5대 갯벌이라는 강화갯벌과 몽고 항쟁의 역사 유적들로 유명한 강화 용두레마을. 관광객들은 양수기가 없던 옛날 논에 물을 퍼서 공급하던 농기구인 용두레를 이용하여 논에 직접 물을 퍼올려 볼 수 있고, 수차를 통해서 물을 퍼올리는 기회를 맛볼 수 있다.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과 전통 미풍양속이 전해오는 용두레마을은 특이한 토질과 기후로 맛좋고 영양이 풍부한 농특산물이 많다. 용두레쌀과 밴댕이젓, 순무김치 등은 강화의 명물로 알려져 있다.

또 마을 주변에 몽고항쟁의 흔적인 군사방위시설로 계룡돈대, 석각돈대 등이 남아 있어 역사체험 학습의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지금은 벼베기와 속노랑고구마캐기, 망둥어잡기 등을 할 수 있어 아이들 교육현장으로 큰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