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강과 북한강, 경안천 등 3곳에서부터 물이 흘러들어오는 팔당호는 수도권의 젖줄로 경기도가 팔당종합대책을 세워 수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항공에서 바라본 팔당호 전경. /경인일보 DB

[경인일보=조영달기자]팔당호는 수도권 2천500만명, 국민의 절반 이상이 마시는 생명의 젖줄이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막대한 투자와 대책에도 팔당호의 수질은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간단체와 종교단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의 성패 역시 팔당의 수질 개선과 유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도는 이 때문에 수질 개선에 필요한 모든 상황과 이에 대한 분석에 나서고 있다. 경인일보는 팔당호의 수질현황과 문제점, 수질개선을 위한 노력, 그리고 새롭게 변화할 팔당의 미래 청사진을 3회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 주

4년 전 김문수 지사 취임 직후 경기도는 팔당수질개선기획단과 팔당상수원관리사무소를 통합, '팔당수질개선본부'를 출범시켰다. 이후 '5대 중점과제 16개 사업'을 발표하며, 팔당의 수질개선에 '올인'하고 있다.

팔당상수원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김 지사는 "팔당종합대책의 핵심은 경안천을 깨끗하고 맑은 하천으로 복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당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곳으로 유입되는 경안천의 수질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팔당호는 73년 팔당댐이 완공되면서 만들어져 현재 저수량이 2억4천400만t에 이른다.

팔당호는 남한강과 북한강, 경안천 등 3곳에서부터 물이 흘러들어온다. 남한강이 절반이 넘는 55%로 가장 많고, 이어 북한강(43.4%), 경안천(1.6%) 등이다. 경안천은 팔당호 전체적으로 보면 유입수량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오염부하량은 팔당호 전체의 16%로, 팔당상수원의 주요 오염원으로 꼽힌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수년간 수질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 해도 경안천을 복원하지 못한다면 팔당호 수질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은 사실상 의미가 없는 것이다. 경안천을 '죽음의 하천'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염부하량은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을 기준으로 산정한 오염물질의 총량이다. 오·폐수의 발생량(유량, ㎥/1일)에 오염 농도(BOD, ㎎/L)를 곱한 것으로, 순수 오염물질의 무게(㎏/일)를 의미한다.

경안천은 용인에서 시작돼 광주를 거쳐 팔당호로 흘러간다. 49.3㎞ 길이의 한강 지류다.

80년대 초만 하더라도 경안천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멱도 감고 피라미를 잡던 청정하천이었다. 하지만 축산농이 인근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수질이 급격히 악화됐다. 90년대초부터 용인시와 광주시가 도시화되면서 인구유입이 늘어나고 도시는 급격히 팽창했다. 이 때문에 강은 점점 더 오염되고 자연은 죽어갔다. 미처리 축산폐수의 유입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 2002년 수질오염도를 나타내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 BOD도 ℓ당 8.8㎎에 달했다. 이는 4급수로, 농업용수로는 사용할 수 없는 수질이다. 이후 지역 주민은 물론, 철새도, 물고기도 모두 경안천을 등지고 떠나갔다. 쓰레기와 악취만 남은 경안천은 누구도 찾지 않는 죽음의 하천으로 변해갔다.

정찬옥 경안천 살리기 운동본부 광주지부 간사는 "당시에는 비가 오면 악취가 너무 심해 경안천을 가까이 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턱없이 부족한 하수처리시설 등 수질관리에 소홀했었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