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기자]송영길 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한 '2014 인천비전'을 두고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경제수도, 인천'을 바라는 목소리와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이 엇갈린다. 경인일보는 앞으로 7차례에 걸쳐 2014 인천비전을 보는 각 분야별 현장의 얘기를 전한다. ┃편집자 주

지역경제 분야에서 2014인천비전의 핵심은 '청년일자리 창출'이다. '경제수도 인천'의 3대 핵심 사업 중 하나가 '청년 일자리 메카 인천'이다. 이밖에 인천시는 '제조업과 산업단지 르네상스', '전통시장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지역경제 분야의 미래 비전으로 내놓았다. 이를 보는 정책 수요자들은 대체로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정책 방향이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짜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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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취업담당자는 11일, 인천시의 '청년 일자리 메카 인천' 구상을 보고 "현실을 잘 모르고 수립한 비전"이라고 평가했다. "안정적인 인천 기업은 높은 스펙(학점, 영어점수 등)을 요구하는데, 이 기준에 충족하는 학생들은 대기업을 두드립니다." 최근 인하대는 인천의 한 견실한 중견기업의 추천서를 준다고 공고했지만, 단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인하대 관계자는 "인천 대학생도 지역 기업에 안 가는데, 타지역 대졸자들이 인천에 올 리 없다"며 "인천시의 정책은 인천의 4년제 대학생이 타깃이 아니라 고졸·전문대 졸업생을 포인트로 잡고 있다"고 했다.

2년제인 재능대의 취업담당자는 "인천 중소기업 처우가 너무 안 좋다고 학생들이 생각한다"고 전했다. 재능대 취업생의 70%는 인천에 취직한다. 그러나 전문대 졸업자는 고교 졸업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고졸자와 대졸자 사이에 위치한 '중간관리자'를 뽑는 업체가 이젠 없다. 이 담당자는 "연봉 1천800만~2천만원을 제시하는 곳이 많은데, 취업보다 '알바'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인천벤처타운을 조성하겠다는 비전에 대해서는 "취업자에 비해 창업준비생은 극소수다. 이들 때문에 많은 돈을 들이는 건 예산 낭비다"고 말했다.

인천대 취업담당자는 '기업 직무 교육 활성화'를 제안했다. 인천의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담당자는 "어렵게 중소기업과 네트워크를 형성해도, 정작 학생들은 인천 중소기업에 가지 않는다"며 "대기업처럼 인천 기업도 학생들을 기업체로 불러 현장탐방을 벌이게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대 양준호 교수는 "인천 노동력 수요와 공급자 사이의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는 지역 대학, 경제단체 등과 협력해 노동력 수요파악부터 나서야 한다"며 "막연한 일자리 창출 시책은 흔적없이 사라지기 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