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종호기자]"송암 박두성 선생의 한글 점자가 맹인들의 빛을 찾아준 지 122년이나 된 지금에 와서야 선생의 발자취를 더듬는 우리가 부끄럽기 짝이 없지요."

송암 박두성 선생 문화사업선양회 이정주(서울대 명예교수·이학박사) 회장은 한글점자(훈맹정음)를 창제해 시각 장애인들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선생의 업적에 비하면 너무나 작은 일을 하는 것 같아 부끄럽기까지 하다며 입을 열었다.

너무나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송암 선생의 일대기가 읽기 쉬운 만화책으로 만들어져 초·중·고교생들에게 읽혀져 학생들에게 송암 선생의 숭고한 정신이 전달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선 초·중·고생들을 독자층으로 한 만화를 만들기 위해 지난 8월부터 만화가 박흥렬 화백의 도움으로 송암 선생의 탄생부터 한글 점자 창제 과정은 물론 76세의 일기로 작고할 때까지의 일생을 고스란히 수록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만화로 엮은 일대기는 4천부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후감 쓰기 대회를 통해 송암 선생의 업적을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각인시키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총 50쪽 분량의 만화책에는 일본 강점기의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꿋꿋이 한글 점자를 만들어가는 7년간의 과정을 수록하고, 송암 선생의 딸인 수채화가 박정희(87) 화백이 쓴 '나의 아버지 송암'이란 수필을 한데 묶어 내달 중순께 발간한다고 말했다.'나의 아버지 송암'이란 수필엔 박 화백이 자라면서 옆에서 지켜본 아버지 송암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회장은 송암 선생의 일대기를 만드는데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인천시와 박정희 화백을 비롯한 선양회 회원들의 따뜻한 사랑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로 작은 성과가 나오게 되었다며 깊은 감사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