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해리포터처럼 하늘을 날 수는 없지만, 고글과 망토를 입고 다리 사이에 빗자루를 낀 채 공을 들고 달린다'

   조앤 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 소설 속의 마법학교에서 열리는 운동경기 `퀴디치(Quidditch)'가 현실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음 달 미국 뉴욕 맨해튼의 드위트 클린턴 파크에서 60개 이상의 대학 및 고교 팀이 참가한 가운데 '퀴디치 월드컵'이 열린다고 25일 보도했다.

   퀴디치는 소설 속에서 해리포터가 재학 중인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학생들이 팀을 이뤄 하는 운동경기다.

   선수들은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패스 등을 통해 공을 원형 모양의 골대에 넣어 점수를 얻게 되며, 팀원 중 `수색꾼(Seeker)'이 날개 달린 금빛의 작은 공인 `골든 스니치(Golden Snitch)'를 잡으면 경기가 끝난다.

   지난 2005년 버몬트주 소재 미들버리 칼리지의 신입생들이 `해리포터처럼 퀴디치 경기를 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처음 시작한 퀴디치 경기는 소문을 타고 퍼져 작년엔 20여개 팀이 참가하는 퀴디치 월드컵 대회가 미들버리 칼리지 캠퍼스에서 열렸다.

   경기에 참가하는 현실세계의 `머글(소설속에서 마법사가 아닌 보통사람을 지칭하는 말)'들은 비록 하늘을 날지는 못해도 한 손으로 다리 사이에 빗자루를 잡고 다른 손으로 공을 패스하며 달리다가 훌라후프를 막대에 달아 꽂아놓은 골대에 넣는다.

   하지만, 학생들이 소설속의 경기를 흉내 내 장난처럼 하는 운동경기라고 얕잡아 봤다가는 큰코 다치기 십상이다.

   풋볼 선수 출신 참가자들의 거친 태클과 밀기, 발걸기 때문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작년 대회 때는 한 선수가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회조직위 측은 이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새로운 게임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소설 속에서처럼 관중석에 마법사 복장을 한 관중들과 올빼미들도 등장할 예정이고, 아이비리그 소속 예일대에서부터 풋볼의 강자인 오하이오주립대까지 60개 이상의 팀이 참가해 스프레이 페인트로 칠한 플라스틱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한 열띤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퀴디치 경기가 인기를 끌자 앨리번스라는 업체는 평범한 빗자루에 소설 속에 나오는 이름을 붙여 59달러와 79달러에 판매하는 발 빠른 상술을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