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문고 육성, 공약 이행?=송영길 시장의 교육 공약 중 하나는 '10대 일반 명문고 집중 육성'이다. 나근형 교육감 공약에는 '권역별, 기숙형 학력 향상학교 지정 운영'이 있다. 두 기관장의 공약은 '학력향상'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송 시장과 나 교육감은 지난달 4일 10대 명문고 육성계획이 담긴 '인천시 교육발전협력 협약서(MOU)'에 서명했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교육 공약 실천계획을 발표한 셈이다.
하지만 협약이 체결되고 10대 명문고 공모까지 진행되는 동안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소통' 없이 '일방통행'으로 추진된 셈이다. 시의회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반발하자 뒤늦게 명칭을 '명문고'에서 '학력향상 선도학교'로 변경하고, 설명회를 열겠다고 했다.
10대 명문고 육성계획은 인천의 우수 학생이 서울과 경기도 등 다른 시·도로 유출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 10개 학교를 집중 지원해 학력향상 효과를 확산시키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교육 평준화 틀에서는 우수 학생(중학교 3학년)이 명문고 진학을 선택할 수 없다. 일부(정원의 10%)는 선택이 가능하지만, 이는 '명문고 입시경쟁 과열'을 초래할 수 있다. 시와 시교육청은 학력향상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반고 학생·교원의 상대적 박탈감, 학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 등의 부작용까지는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 허점 투성이=이미 명문고가 선정돼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명문고 심사 기준안을 보면, 300점 만점 가운데 '지역여건'과 '학교여건' 영역이 150점을 차지한다. 지역여건에는 '지자체·동문·지역사회 지원능력 및 협력체계', 학교여건에는 '학력평가에서의 영역별 결과 및 향상 정도'가 포함돼 있다. 긴 역사를 갖고 있거나 학력 수준이 높은 학교가 유리한 것이다.
시와 시교육청은 강화·서구지역 학교 16곳을 '제9권역'(8곳)과 '제10권역'(8곳)으로 분류했다. 서구와 강화지역 학교는 물리적으로 교류, 연계학습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또 두 권역에서 모두 서구지역 학교가 선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와 시교육청은 2012년과 2014년에 정기평가를 실시해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부여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학력향상 성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고,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다음 지방선거에서 시장이나 교육감이 바뀔 경우, '10대 명문고 육성사업'은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인하대 박제남(수학교육과) 교수는 "학력향상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 사람(교사)이 하는 것이다"며 "인천교육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을 원점에서 다시 짚어 봐야 한다"고 했다.
6·2 지방선거 시장·교육감 공약 | |||
송영길 시장 선거 공약 | 일반고교 10개 선정, 2014년까지 500억원 지원 | 나근형 교육감 선거 공약 | 권역별, 기숙형 학력향상학교 지정 운영 |
10대 명문고 계획(2010.10) | |||
교육 인천 10대 명문고 주요 내용 - 2011~2014년 10대 명문고 지정 운영 - 학교당 연간 4억원 지원(여건에 따라 차등지원 가능) - 해당교 희망시 학교장 공모제, 연구학교 우선 지정 - 학사(學舍) 시설은 평가 후 인센티브 차원으로 3개교에 지원 | |||
문제점 - 명문고 탈락 학교·학생 상실감 → 실력이 아닌 운에 따라 명문고 입학 여부 결정 - 우수교사 명문고 초빙 확대 → '비명문고'는 우수 교사의 명문고 유출로 이중 피해 - 서구·강화군 하나의 권역으로 설정 → 거리가 멀어 주변 학교와 연계성 저조 - 심사 기준 불평등 → '동문·지역사회 지원' 평가항목 포함해 일부 고교 유리 - 지역연계성 평가 배점 제일 낮음 → 권역별 명문고 1곳이 주변 학교 경쟁력 높이는 기본 취지와 어긋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