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전 8시58분 광주소방서 119상황실, 아침부터 요란하게 울린 전화 너머로 "최근 사업부도로 비관하던 남편이 아침에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됐다. 자살을 하려는 것 같다"는 한 여성의 긴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황을 인지한 박기영 소방사는 남편 K(50)씨의 휴대폰 위치추적에 나서 광주시 실촌읍 건업리 부근에서 확인된 것을 인지하고 관할 실촌119센터에 출동을 지시했다. 이현석 소방사(사진) 등 6명의 구조대원들은 출근과 동시에 현장에 도착해 차량 4대를 분산, 구간별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K씨의 차량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수색에 나선지 50여분만인 9시50분께 한적한 농로옆에 세워진 K씨의 차를 발견했다. 이후 구급대원에 위치를 알리고 K씨 구조에 나섰다. 차안은 번개탄과 연탄을 태운 탓에 매캐한 냄새와 연기로 가득찼고 술을 마신 K씨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황이었다.
이에 구조대원들은 K씨를 차 밖으로 옮겨 응급처치를 실시한 뒤 구급대원에 인계했으며 신속한 구조와 응급처치 덕분에 K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송된 병원 관계자는 "구조가 조금만 늦었어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긴박한 상태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이현석 소방사는 "환자가 목숨을 잃지 않았다니 천만다행"이라며 "작은 일에 인생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