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목동훈기자]"선생님들이 열정을 기울여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생들도 선생님의 지도를 잘 받아 줬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가정고등학교 조재천(61) 교장은 "관리자는 교사들의 호응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니까 학생들의 품행과 인성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천시 서구에 있는 가정고가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을 1% 안팎으로 낮춰 주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학교의 2008년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10%대였다.
가정고는 다세대주택이 모여 있는 낙후된 지역에 위치해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학생과 교직원들이 입학과 근무를 기피하는 학교였다. 소위 '시끄러운 학교'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런 가정고가 180도 달라졌다. 올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현저하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가정고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국어 1.1%, 수학 1.1%, 영어 0.2%로 나타났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제로화'에 근접한 것이다.
조 교장은 "학교는 공부를 못하거나 안 하는 학생을 방치하면 안 된다"며 "공교육은 학생들의 성적을 기초학력 이상으로 올려 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가정고는 지난해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선정된 이후 '기초학력 향상 Jump-Up반', '내신 위주의 성적관리·인성소양 담당 Take-Off반', '학습에 흥미를 붙이고 수업에 적응하도록 하는 Cheer-Up반'을 운영하고 있다.
조 교장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대상으로 난이도가 낮은 문제를 쉽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수업했다"며 "학생들에게 흥미와 자신감을 심어 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 대부분은 가정 형편이 어렵다"며 "학교가 수준별·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니까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이 줄고 학생들의 성적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가정고 학생 4명이 서울대에 진학했다. 올해에도 2명의 학생이 서울대 수시 1차에 합격했다고 한다.
조 교장은 "다들 깜짝 놀랐다. 수준별 학습의 성과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가정고에 배정되면 다른 학교로 전학 가겠다는 학생이 많았다"며 "이제는 가정고에 들어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고 했다.
조 교장은 "기존 프로그램을 보완, 발전시켜 학생간의 학력 격차를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며 "공교육이 신뢰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