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실업률을 낮추기에는 경기회복 속도가 너무 느리다면서 총 6천억달러 규모의 장기물 국채 매입 형식으로 진행중인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연준은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성명은 "경기회복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실업률을 낮추기에는 불충분하다"면서 성장세를 자극하고 고용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두고 진행중인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펴나가면서 국채매입 규모를 당초 발표한 목표 수준대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그러나 "채권매입 상황을 계속 면밀히 모니터할 것"이라고 밝혀 경기상황이 더 나빠지면 양적완화의 규모를 추가로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성명은 "가계의 지출은 완만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높은 실업률과 더딘 소득증가, 신용경색 등으로 인해 제약받고 있으며 기업주들이 고용확대를 꺼리는 가운데 주택부문은 여전히 위축돼 있는 상태"라는 표현으로 경기상황을 진단했다.

   FOMC는 정책금리를 연 0∼0.25% 수준으로 계속 동결키로 하고 앞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의 정책금리는 2008년 12월 제로(0) 수준으로 낮춰진 이후 2년째 동결됐다.

   한편 지날달 초 FOMC 회의에서 총 6천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가 발표된 이후 미국 안팎에서 거센 비판과 함께 부작용을 우려하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특히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 진영에서 연준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

   그러나 연준이 이번 FOMC 회의를 통해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고수키로 한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력이 현저하게 낮은 상태에서 국채매입을 통한 자금공급이 성장과 고용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FOMC 성명 채택 과정에서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소수의견을 내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호니그 총재는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나 국채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금융시장에 투기 열풍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의 전환을 주장해왔다.

   올해 1월 FOMC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이사로 참여한 호니그 총재는 올해 열린 8차례의 FOMC 회의에서 매번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