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이준배기자]2011년도 문화예술의 화두는 무얼까.

최근 문화계에도 스마트폰 바람이 거세다. 애플의 아이폰이 글로벌시장에 자기 세력을 확장하며 새로운 문화트렌드로 떠오르는 건 단순히 테크놀로지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기술력이라면 우리나라도 그에 못지 않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바로 사람들이 원하는 필요나 욕구에 맞춰 쉼없이 진화를 계속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한다. 또한 10명중 1명 이상이 국제결혼을 하는 다문화 시대를 맞아 문화에도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들을 우리 사회에 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나아가 다른 문화를 통해 우리 문화를 더욱 더 아름답게 꽃피우며 다양성을 확보하는 주춧돌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대한민국이 새로운 문화의 틀을 짜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인재육성이 제일 급선무다. 그를 위해서는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이런 문화예술교육을 강화하면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문화예술 분야 일자리는 대한민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그 비중과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011년 대한민국이 문화강대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렇듯 문화·예술계에 부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짚어보고 트렌드를 적극 활용하고 선점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느냐 항상 뒤쫓아가기에 급급하느냐는 바로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문화 트렌드를 읽어내려는 노력을 항상 게을리하지 말고 앞을 내다볼 수 있는 비전을 세울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이에 우리는 각 분야별 중요한 트렌드 포지션을 되짚어보고 세계 각국보다 한발 앞서 미래를 읽어낼 수 있도록 매번 새롭게 들여다봐야 한다.


■ 모두 함께하는 '착한 예술'

서울 구로구 '우리 동네 오케스트라', 세종문화회관 '세종 꿈나무 하모니 오케스트라', 동서식품 '맥심 사랑의 향기', 서울문화재단 '예술로 희망 드림 프로젝트' 등 한국형 엘 시스테마 열풍이 거세다. 특히 성남시 '사랑방 문화클럽'은 친목이나 학습의 목적을 위한 동호회 활동으로 시작되었으나, 시간이 가면서 병원이나 노인복지시설에서 위문공연을 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사례로 발전해 주목을 받고있다.

■ 문화도 '스마트'하게

지난해 경기문화재단을 비롯 경기관광공사 등 박물관·미술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는 스마트폰 700만시대를 맞아 더욱더 앱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화성아트홀의 공연 전단이나 전시장에 부착된 QR코드를 활용해 전시나 공연작품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청취할 수 있는 방법이 도입되고 있다.

■ 베이비붐 세대 문화계 주력

통상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출생한 이들을 의미하는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약 713만 명으로서, 2010년 총인구의 약 14.6%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규모와 소득 수준, 소비력을 바탕으로 '은퇴소비집단', '뉴 시니어', '프리 시니어' 등으로 불리며 문화계의 새로운 주역시장으로 등장해 2011년 문화계를 주도할 예정이다. 문화예술 교양강좌에 대한 4050세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문화예술기관들이 베이비붐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개설하고 있다.

■ 진정한 다문화 시대 스타트

지난 10년간 외국인의 국내 유입이 빠르게 증가하여 2010년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은 11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3% 수준(중국 조선족 30.4%, 중국 한족 등 기타 민족 27.3%, 베트남 19.5%, 필리핀 6.6%, 일본 4.1%, 캄보디아 2.0% 순)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10명 중 1명 이상이 국제결혼을 하고 있으며, 다문화가정 자녀 수도 2006년 2만5천246명에서 2009년 10만7천689명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다문화센터의 '다문화이중언어경진대회', '다문화어린이합창대회', 한국체육진흥회의 '다문화가정과 역사체험 걷기대회' 등 다문화가정을 위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다.

■ 다국적 문화합작 활발

세계적 스타를 양성하기 위한 한·일 공동의 초대형 스타프로젝트인 6인조 아이돌 그룹 '유키스'는 일본의 요시모토 그룹이 100억 엔을 투자해 7개 국어에 능통한 다국적 출신(한국, 미국, 홍콩 등)들로 구성됐다. 영화에서도 '워리어스웨이', '만추', '고스트', '카멜리아', '페티쉬' 등 다국적 합작 제작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 지역, 이젠 문화의 중심으로 부상

지난 1997년 경기문화재단 설립 후 현재까지 광역단위 문화재단이 11개 설립되었으며 기초 단위 문화재단도 23개 설립돼 활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전담하던 예술창작지원프로그램의 상당부분이 지역문화재단에 이전됐으며, 문화정책과 지원제도에서 지역의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 문화자원 확보가 경쟁력

이집트는 2002년부터 '유물과의 전쟁'을 벌여 전 세계에서 유물 3만 점을 되돌려 받았다. 여러 문화재 반환 협상 중 지난해 루브르 박물관으로부터 3천년된 파라오 시대 고분벽화 5점을 돌려받은 이른바 '루브르 대첩'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도 청나라 청동상이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되면서 약탈 문화재에 대한 여론이 뜨거워졌고, 현재 태스크포스팀이 서구를 돌며 약탈 문화재 실태를 파악 중이다.

2010년에 우리나라는 '하회와 양동'이 세계유산으로 선정되었고, '가곡', '대목장', '매사냥'이 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돼 현재 10개의 세계유산과 11개의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7개의 기록유산을 보유 중이다.

■ 새로운 독서문화, 전자책

태블릿 PC, 전자책 리더 등으로 전자책 단말기가 진화되면서 도서콘텐츠의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다. 흰 바탕에 활자가 입력된 단순한 형태에서 더 나아가 소리, 이미지, 영상, 인터넷링크, 게임 등을 삽입하고, 독자들의 반응이나 참여를 즉각적으로 수용, 반영하는 쌍방향 독서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 문화예술, 일자리 창출 확대

지난 수년간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유치원 및 초중고 예술강사(국악·무용·연극·영화·만화애니메이션·공예·사진·디자인 등 8개 분야),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시설 야간서비스 인력, 공공도서관의 순회사서, 주요 관광지의 문화관광해설사 등이 새로운 일자리로 등장했고, 향후에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