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미국 애틀랜타 /이승철 인터넷팀장] 지난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급속한 보급과 종편 선정을 놓고 각 매체마다 합종연횡을 하는 등 그 어느 해보다 미디어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진 해였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미디어 혁명과 페이스북, 트위터로 대표되는 소셜 미디어의 등장은 기존 미디어에 새로운 변화와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뉴스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지만 미디어 경영업체들은 점점 악화되는 수익성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미국지역 신문들은 어떤 전략으로 미디어의 위기이자 기회라고 할 수 있는 현상황을 대처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지역밀착 서비스로 흑자경영 美셀비스타-… 기자들이 만드는 '사건 사고 동영상' 인기
■ 멀티플레이 기자를 양성한다
셀비 스타(Shelby Star)는 1894년 설립, 클리블랜드 카운티 지역신문 중 하나로, 미디어그룹 프리덤 커뮤니케이션(Freedom Communication)의 계열 신문사다.
발행부수는 1만5천부.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작은 지역 신문사에 속하지만 흑자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탄탄한 신문사라고 할 수 있다. 10년 전 80명의 인원에서 꾸준한 감축을 통해 현재는 4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특이할만한 점은 인원 감축과 동시에 온라인 비중을 강화하기 위해 취재기자에게 멀티미디어 교육을 시키고 있다. 각 기자별로 동영상 활용법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활용법을 강의한다. 이와 연계해 취재 장비 보강 등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곳 기자들이 만드는 지역내 사건사고의 동영상 서비스는 지역 주민들의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특히, 온라인 수익 창출을 위해 온라인 독자들의 공동 구매를 통해 가격 할인을 제공하는 소셜 커머스 업체 그루폰(Groupon)과의 연계 서비스를 도입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 온라인 독자 우선주의
샬롯 옵저버(Chalotte Observer)는 1869년 설립, 사우스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가장 큰 신문사로 주중 18만, 주말 22만의 신문부수와 월 홈페이지 방문자수 590만명을 기록중이다.
이 곳의 특이한 점은 온라인을 우선시하고 오프라인 신문을 그 다음 순위로 둔다는 것이다. 또 전체 홈페이지 방문자 중, 지역 방문자의 비중을 중요하게 여겨 애완견 콘테스트, 범죄인 검거 사진 게재, 주택 세일 서비스, 주 공무원 급여 공개 등의 사소하지만 지역의 관심사를 홈페이지에 게재, 지역 방문자 유입을 최우선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또 지역내 블로거들을 통한 콘텐츠 강화에 힘쓰고 있는데, 블로거들은 금전적 혜택은 없지만, 저널리즘에 관심이 있고, 자신의 블로그를 알리고 싶은 자발적 블로거들로 구성돼 있다.
부사장인 제임스 램은 "최근 5년동안 독자들이 온라인으로 급속히 이동했고, 포털에서 무료 뉴스 이용으로 인한 신문사의 수입 감소로 경영 악화의 악순환에 빠져있다"며 "이에 따른 수익보전 차원에서 신문 구독자가 감소하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신문 구독료 인상과 온라인 수익모델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빌, 유료전환후 웹사이트이용 반토막… NBCTV에 지역 마켓리더 주도권도 내줘
■ 온라인 뉴스 유료로 전환, 그 효과는?
그린빌 뉴스(Greenville News)는 USA TODAY를 발행하는 미디어그룹 가넷(GANNETT)의 계열 신문사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북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주중 6만5천부, 주말 10만5천부를 발행하며, 180여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그린빌 뉴스는 가넷의 유료화 전략을 위한 테스트 마켓으로 지난해 7월1일부터 웹사이트 유료화를 단행했다. 유료화 전략은 무료정보(일반정보, 제목만 노출), 유료정보(상세 뉴스보기), 유료 풋볼사이트 등 3개 콘텐츠를 통해 차별화했고, 온라인 구독 요금은 월 9.95달러로 책정했다.
특히, 기존 종이신문 구독자(월 18달러)들에게는 온라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신문 구독자들의 감소를 방지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유료화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회의적이다.
유료화 전환 이후, 기존 종이신문 구독자 수는 변동이 없지만, 유료 온라인 구독자는 500명선에 불과하며, 웹사이트 트래픽 또한 유료화 전보다 50%나 감소했다.
그린빌 뉴스 관계자는 "유료화 이전에는 그린빌 뉴스가 지역 NBC TV와 경쟁구도였지만, 유료화 이후 경쟁구도가 무너지면서 지역내 마켓리더로서 주도권까지 빼앗겼다"고 말해 유료화를 염두에 둔 언론사들에게 큰 숙제를 남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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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틀랜타저널 뉴스룸. |
인터넷에는 속보·신문은 심층보도 이원화… 새 플랫폼에 맞는 뉴스공급 요구 부응해야
■ 독자들의 불만을 최우선적으로 해소한다
애틀랜타 저널(Atlanta Journal)은 콕스 미디어(Cox Media) 그룹 계열사로, 주중 20만, 주말40만 부수를 발행하며 전체 인력이 700명 정도로 미국 동남부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신문사다.
뉴스룸에만 230명의 기자가 근무하며, 총 700명이란 인원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50%나 감축한 결과다. 이곳 역시 다른 신문사들과 마찬가지로 경영 악화를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본사 사옥을 도심지에서 시 외곽으로 축소, 이전했다.
특이할만한 점은 뉴스룸 내 속보 전담 부서가 별도로 존재하며, 일단 속보를 인터넷으로 올리고 나면 종이 신문을 통해 후속 심층 보도를 하고 있다.
한편 뉴스룸 안에는 한국의 독자서비스부에 해당하는 'CS(Customer Satisfaction)부서'를 설치해 독자들의 만족도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곳에서는 신문배송 관련 답변은 물론, 독자들의 실시간 기사 제보와 불만사항을 바로 신문 제작에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내에서도 종이신문 구독자는 감소하고 있지만 온라인과 모바일 매체의 등장으로 뉴스 소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 실정이다. 뉴스를 새로운 플랫폼에 최적화시켜 공급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언론사의 최대 관건이지만, 국내 지역신문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종이신문에 들어갈 기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현실이다.
인터넷, 모바일로 이어지는 미디어 변화는 지역신문에게 기술, 조직, 사람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독자들은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뉴스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신문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큰 신문사일수록 오히려 위기에 따른 변화는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지역신문에게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는 말이다. 미디어 변화에 따른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으로 지역신문에 맞는 준비와 변화가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