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차흥빈·김성호기자]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는 중국. 이러한 중국과 가장 가깝고 공항·항만 등 주요 물류 인프라를 갖춘 인천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동북아 물류중심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는 사실은 더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의 현실에 맞춰 인천의 역할이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하늘길=2005년부터 중국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외래 관광객 1천만명 시대를 눈 앞에 뒀다. 2009년 11월 2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외래 관광객 800만번째 입국객 환영 행사를 가졌다.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외국 관광객은 1978년 100만명을 돌파한 후, 10년 뒤 200만명이 넘었다. 이어 2000년 500만명, 2005년 600만명을 달성했다.

국가별 외래 관광객은 중국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말까지 279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1% 줄었다. 반면 중화권은 237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30%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비자 간소화 조치, 관광공사의 해외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외국인 입국자 통계는 전국 항만과 공항 등을 모두 집계한 것이지만 인천공항은 이들 관광객의 70%를 소화, 인천의 첫 방문지 관광객은 2010년 600만명으로 집계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급증은 국내 항공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한 몫했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중국으로 띄우는 항공 노선은 모두 32편에 이른다. 지난 2005년 9개 도시 노선이던 게 매년 3개 이상 늘려갔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중국인 관광객은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에도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의 면세점 매출은 1조2천억원 규모. 이 중에서 중국인의 쇼핑 매출이 1천10억원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60% 이상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공항면세점도 덩달아 매출 신장이 이뤄져 올해는 1조4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바닷길=중국 항만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연평균 18%라는 폭발적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항만의 성장은 인천항의 발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 전체 물동량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5.4%의 성장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부산항의 경우 연평균 증가율은 4%를 보였다. 광양항은 7.8%, 인천항의 경우에는 16.2%를 기록했다. 한국의 3대 컨테이너 처리 항만 중 인천항의 성장이 가장 높았다.

컨테이너 물동량 비중에서도 2004년 부산항 79.1%, 광양항 9.3%, 인천항이 6.4%였다. 이후 2008년 부산항 75.1%, 광양항 10.2%, 인천항은 9.5%로 인천이 가파르게 도약하고 있다.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성장 요인으로는 두 가지가 꼽힌다. 첫째,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인천과 중국의 교역량이다. 2002년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의 31%가 중국 지역과 교역이었다면 2008년 두 배 가까이 확장됐다.

둘째는 수도권의 많은 화주들이 부산항 대신 인천항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부산으로 향하던 상당수 물동량이 육로 운송비 절감 등을 이유로 인천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수도권 화물 가운데 인천항의 처리 실적은 2002년 55만TEU에서 2008년에는 119만 TEU로 연평균 16.7%나 증가했다.

그렇다면 인천항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정부가 부산, 광양 중심의 '투포트(Two-Port)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지역 항만업계의 지배적인 평가다. 다시 말해 지금의 국내 현실을 극복하고 항만 인프라 확충에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그간 꾸준한 물류 수요가 수도권에서 발생했지만 인천항의 부족한 시설때문에 부산항으로 발길을 돌리는 화주가 많았다.

더불어 인천항이 환황해권 중심 항만의 역할을 수행하려면 '인천 신항의 투자 확장'이 선행돼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항만 인프라에 재정 지원이 요구된다. 항만시설 사용료와 임대료 위주 수익구조를 가진 인천항만공사(IPA)에 인천항의 인프라 확충을 맡겨두는 것은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중국을 오가는 선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과 추가 바닷길 확보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