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안성/이명종기자]'가진 것이 많아야 나눌 수 있는 건 아니다'는 평범한 진리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부부가 있어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안성시에 위치한 삼일교회의 진민현(59·사진 오른쪽) 목사와 그의 아내 박도연(54)씨다.
진 목사 부부는 지난 2008년 새가족을 맞았다. 경기불황으로 교회 형편이 어려워 여건이 여의치 않았지만 어느 노부부의 딱한 사정을 듣고는 그 길로 사랑이라는 생후 한 돌도 되지않은 아이를 맡아 키웠다. 또래보다 작고 다리가 짝짝이라 잘 넘어지는 사랑이는 생후 6개월때 받은 심장수술 후유증으로 발육이 늦고 몸이 약하다. 사랑이의 엄마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가출했고, 아빠는 빚보증으로 기반을 잃고 일을 찾아 타지로 나갔으나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졸지에 조손가정에서 자라게 된 사랑이는 그러나 아픈 할아버지를 대신해 할머니마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요양보호사로 나서자 돌봐 줄 사람이 없어졌다.
사랑이를 키우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다. 사랑이가 처음 오던 날, 갑자기 입술이 새파래져 숨이 막혀오는 것을 본 부부는 어둠을 뚫고 병원에 갔고 '급성후두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에도 응급실에 드나들길 수차례.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진 목사는 "신앙의 힘인지, 이상하게 쌀이 떨어졌다 싶으면 지인들이 쌀을 보내주고, 옷이 필요하다 싶으면 또 어디선가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곤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신도수가 줄고 시에서 몇달간 지원해 주던 무한돌봄 지원금마저 끊기면서 정말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이런 와중에 사랑이의 친할머니는 오는 3월 사랑이를 데려오기로 진 목사네 부부와 약속했다.
하지만 2년전과 노부부의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 할머니는 사랑이가 오면, 출퇴근이 규칙적인 청소부 일을 구하겠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 이마저 쉽지 않다. 한달에 20만원씩 하는 월세에 잔병치레를 달고 사는 사랑이의 병원비도 걱정이다.
사랑이의 할머니는 "자신들도 넉넉지 않은데 돈 한 푼 안받고 2년 넘게 아이를 맡아준 진 목사 부부네를 봐서라도 3월에는 꼭 데려와야 한다"며 말끝을 흐렸지만 상황이 여의치않아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후원 문의:안성시 무한돌봄센터(031-678-5434)후원계좌:신한은행 110-243-614360 예금주:강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