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일보=글·사진/이준배기자]"연기는 저를 끝없이 비워내는 과정이에요."
케이블채널 tvN에서 시즌 8까지 맞은 '막돼먹은 영애씨'는 이제 5년차를 맞은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다. 바로 이 프로그램의 히로인은 역시 영애 역할을 맡은 김현숙이다.
최근 서울 상암동 국악방송국에서 '막돼먹은 영애씨' 김현숙을 만났다. 질문 하나를 던질 때마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두 배, 세 배 거침없이 쏟아냈다.
개그콘서트에서 '출산드라' 코너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김현숙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얼굴을 알렸고 '막돼먹은 영애씨'를 시즌 8까지 롱런시키는 주인공으로 입지를 다졌다. 무엇보다 궁금한 건 막돼먹은 영애씨가 장수 드라마로 계속되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녀는 무엇보다 솔직함을 매력포인트로 꼽았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이유 중 하나는 꾸밈없이 솔직하다는 점 아닐까요. 드라마나 영화는 인물이나 내용이나 판타지가 강하잖아요. 그런데 저희 프로에 나오는 인간 군상을 보면 옆집 언니 오빠 같고, 엄마 아빠 같고, 직장 동료 같대요. 극중 악역들이 얄미워도 종종 자기 모습이 보여 미워할 수가 없다고 말씀들 하세요."
그런데 그녀도 처음엔 영애씨 캐릭터에 공감하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푹 빠져 헤어나기 힘들 지경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처음에는 저와 다른 점이 많아 공감하기 힘들었어요. 순탄하게 잘 풀리지 않는 영애는 콤플렉스가 많고 자기를 비하하는 스타일이에요. 저는 어느 정도 자신감 있게 맞서는 쪽이거든요. 연기라는 게 나 자신에서 출발해 살을 붙이는 과정이라 노력을 많이 했죠.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영애로부터 빠져나오기 힘들더라구요. 어느새 영애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죠."

그녀는 연기를 통해 함께 성장한 듯 보였다. 그녀에게 연기란 도대체 무얼까.
"연기는 제 천직이죠. 그런데 하면 할수록 연기는 비움인 거 같아요. 내 자신에서 출발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내 자신을 버려야 하는 게 연기같아요. 비우고 비울수록 저 자신을 많이 채울 수 있어요."
앞으로 그녀는 무얼 꿈꾸고 있을까 궁금하다. "정말 좋은 드라마, 영화, 무대, 오락프로 딱 하나씩 하는 게 계획이죠. 그리고 40대 중반 이후 토크쇼 해 보고 싶어요. 오프라 윈프리를 많이 꼽는데 저는 엘런 드제네레스의 코미디토크쇼 '엘렌쇼' 같은 게 좋아요. 연예인에 국한하지 않고 일반인을 상대로도 진솔한 이야기를 해 보고 싶죠."
한편 최근까지 빡빡한 스케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그녀는 최근 영화 '오싹한 연애' 자신의 촬영분을 마쳤다.
또 오는 5월 28~2진일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 해돋이극장에서 뮤지컬 '넌센세이션'에 출연, 경기도 팬들과 무대 위에서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