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가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제주는 11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대회 E조 6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 24분 김은중의 선제골이 터졌지만 후반 16분 동점골을 내주고 1-1로 비기면서 2승1무3패(승점 7)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하지만 앞서 끝난 E조 경기에서 2위였던 감바 오사카(일본·승점 10·골 득실+6)가 '선두' 톈진 테다(중국·승점 10·골 득실+2)를 2-0으로 꺾고 나란히 조 1, 2위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나란히 승점 10점이 된 감바 오사카와 톈진 테다가 16강 진출권을 확보해 제주는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K리그 4팀(서울·전북·수원·제주) 가운데 유일하게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보고 말았다.

   1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 속에 멜버른을 상대한 제주는 전반 2분 김영신의 중거리슛을 신호탄으로 맹렬한 공세를 펼쳤다.

   전반 5분에는 김은중의 오른쪽 크로스를 자이르가 왼발슛을 한 게 오른쪽 골대를 살짝 벗어났고, 전반 19분에는 김은중의 헤딩슛이 골키퍼 정면을 향하면서 관중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굳건히 잠겨 있던 멜버른의 골문을 열어젖힌 주인공은 '주장' 김은중이었다.

   김은중은 전반 24분 박현범이 미드필드 지역 왼쪽 부근에서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잡아 왼발슛으로 멜버른의 골 그물을 흔들었다.

   김은중은 골을 터트리고 나서 유니폼 상의를 들어 올려 속옷에 쓴 '일어나라! 영록아'라는 문구를 관중에게 보여주면서 부정맥에 의한 급성 심장마비로 쓰러져 의식을 찾지 못하는 동료 신영록의 쾌유를 비는 감동적인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반격에 나선 멜버른은 전반 33분 로비 크루스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골키퍼 키를 넘기는 슛으로 득점을 완성하는 순간 제주 수비수 강준우가 슬라이딩으로 골라인 직전에 볼을 거둬내 무위로 끝났다.

   제주는 후반에도 공세를 퍼부었지만 후반 16분 멜버른의 미드필더 디에고 페레이라에게 미드필드 지역 왼쪽 부근에서 중거리포로 동점골을 내주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설상가상으로 30분 먼저 킥오프했던 같은 조의 감바 오사카가 톈진을 상대로 후반에 엔도 야스히토와 우사마 다카시의 연속골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두고 16강 진출을 확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고 말았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제주는 최종전 승리를 위해 막판 공세를 펼쳤지만 후반 종료 직전 수비수 강준우가 몸싸움 도중 상대를 때렸다는 주심의 판정 속에 퇴장당하는 악재가 쌓이면서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중국 항저우의 황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F조 경기에서는 FC서울이 항저우 그린타운(중국)과 1-1로 비겼다.

   후반 21분 방승환의 선제골로 앞서간 서울은 경기 막판 항저우의 공세를 막지 못해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최현태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페널티지역 왼쪽에 있던 몰리나가 헤딩으로 공을 떨궈줬고 이를 놓치지 않은 방승환이 넘어지며 오른발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서울은 이후 계속 주도권을 잡고 항저우를 세차게 몰아쳤지만 문전으로 이어지는 패스가 번번이 차단당해 기세를 살려가지 못했다.

   결국 후반 44분 상대에게 코너킥을 내주며 위기가 왔다. 왕쑹이 올린 코너킥을 쩡웨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헤딩으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1-1로 비긴 서울은 이로써 조 2위가 유력해졌다. 12일 새벽 알아인(아랍에미리트)-나고야(일본) 경기에서 나고야가 패하지 않는 한 F조 순위는 나고야가 1위, 서울이 2위가 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은 H조 1위를 차지한 수원 삼성과 25일 16강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또 G조 1위를 차지한 전북 현대는 24일 E조 2위 톈진을 홈으로 불러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