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연합뉴스)예멘과 소말리아의 알-카에다 지부가 오사마 빈 라덴 사살에 대한 보복공격을 잇따라 천명하고 나섰다.

   파키스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을 노린 테러가 발생, 보복공격이 이미 가시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예멘에 근거를 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는 빈 라덴의 사망 이후 '성전(聖戰, 지하드)'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11일 경고했다.

   AQAP의 최고 지도자 나시르 알-와히시는 이슬람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빈 라덴의 죽음 이후) 지하드의 불씨가 더 뜨거워졌다"며 미국은 상황이 끝났다고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빈 라덴은 신의 적들에게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친 상태로 싸우다 숨졌다"고 주장하고 "알라의 적들은 우리가 보복 공격을 위해 결연한 의지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와히시는 또 빈 라덴의 죽음은 유대인과 미국인에 복수하려는 전의를 더 키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9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지부가 통합 구성된 AQAP는 세계 여타 지부 중에서도 최근까지 가장 활발하게 테러를 모의해 온 조직으로 미국에는 최대 위협으로 간주되고 있다.

   AQAP는 같은 해 발생한 미국 디트로이트행 여객기 폭파 기도와 지난해 예멘발 폭탄소포 사건의 배후로 지목됐다.

   소말리아의 알카에다 연계조직 '셰밥'의 지도부도 빠른 시일 안에 빈 라덴 사살에 보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부 만수르 알-암리키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미국 출생의 셰밥 지도자 오마르 하마미는 이날 "지도자 빈 라덴의 죽음에 곧 복수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전한다"고 밝혔다.

   하마미는 이어 "오사마는 죽었지만 성전은 끝나지 않았다"며 "전세계 무자헤딘 전사들이 복수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호언했다.

   셰밥은 소말리아의 일부를 통제하고 있을 정도로 강력한 무장단체로, 이 지역 알-카에다는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에 폭탄공격을 감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빈 라덴이 은신하던 파키스탄에서는 보복 공격으로 의심되는 테러가 처음으로 발생했다.

   이날 카라치 소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이 괴한 2명으로부터 수류탄 공격을 받았다.

   현지 관리들에 따르면 오토바이를 탄 남성 2명이 영사관에 수류탄 두 발을 던져 이 중 한 발이 영사관 내부에 떨어졌으나 다행히 폭발하지 않아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영사관 경비원들이 이들에게 발포했지만 남성 2명은 그대로 달아났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번 공격이 빈 라덴 사망과 관련해 처음으로 발생한 보복테러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주정부 관리 샤르푸딘 메몬은 "이번 사건을 빈 라덴이 사살된 상황과 연계해서 살펴보고 있다"며 "오사마 사망에 대한 반작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1991년 자국 출신인 빈 라덴을 추방한 뒤 국적을 취소했다.

   사우디 외무차관인 칼리드 빈 사우드 알 사우드 왕자는 수류탄을 던진 뒤 달아난 남성들의 신원을 파키스탄 당국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