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롭 마샬
출연 : 조니 뎁, 이안 맥쉐인, 페넬로페 크루즈, 제프리 러쉬
개봉일: 2011.5.19. 목. 12세 관람가
별점:★★★★★★(6/8개 만점)
[경인일보=이준배기자]'캐리비안의 해적'의 아이콘 잭 스패로우 선장이 다시 한번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캐리비안의 해적:블랙 펄의 저주'(2003년)를 시작으로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2005년),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2007년) 등 세 편이 전세계적으로 총 26억달러를 벌어들인 메가 히트작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4번째 작품이 돌아왔다.
지난 3편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의 마지막 장면에서 잭 스패로우는 캡틴 바르보사의 보물지도를 훔쳐 달아난다. 전편에서는 그 정체를 알려주지 않아 관객들에게 궁금증을 남긴 바 있다. 그것은 바로 '젊음의 샘'으로 향하는 지도. 마시기만 하면 젊음을 되찾아준다는 전설 속의 샘을 찾아가는 여정이 바로 '캐리비안의 해적' 4편의 이야기다.
이번 편에서는 많은 것이 새로워졌다. 먼저 1·2·3편을 함께 했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랭고' 촬영때문에 4편을 찍을 수 없게 돼 메가폰은 롭 마샬이 맡았다. 롭 마샬은 '시카고'로 아카데미 직품상을 수상했고 그후 '게이샤의 추억', '나인'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 롭 마샬은 기존 고어 버빈스키의 기반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그 위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미학적인 관점으로 끌어올려 아름다운 영상미를 선사한다. 다만 영상미에 치중하다보니 캐리비안의 해적하면 떠오르는 거대 액션의 스케일이 전편에 비해서는 많이 축소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배우들 중에는 팬들에게 익숙한 윌 터너(올랜도 블룸)와 엘리자베스 스완(키이라 나이틀리)도 지난 3편을 끝으로 하차했다. 팬으로서 비중이 컸던 그 둘이 빠진 건 아쉽지만 항상 이별은 새로운 만남을 예비하는 법. 이번 편에 새롭게 얼굴을 내미는 캐릭터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바로 안젤리카역의 페넬로페 크루즈. 잭 선장에게 사랑의 상처를 입고 돌아온 그녀는 진실과 사기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신선한 캐릭터를 선사한다.
이미 잭 스패로우가 분신같아 연기할 때 아주 편안하다는 조니 뎁은 완전히 물이 올랐다. 무례하고 뻔뻔한 것은 기본이고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으로 무장한 조니 뎁에게 잭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그러면서도 잭은 여느 해적과는 다른 자신만의 독특한 사고방식으로 관객을 여러 차례 놀라게 한다. 세상을 뒤덮을 만한 보물이나 신비한 영약 등은 그저 그를 이끄는 흥미거리에 불과하고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그의 배인 '블랙 펄'뿐이다. 대사중에도 나오지만 모험을 즐기는 탐험가로서의 잭은 결과보단 과정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통해 관객이 절대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정글과 산과 해변이 오묘하게 조화된 하와이의 카우아이와 오하우 섬을 배경으로 촬영된 이번 영화는 디지털 3D로도 상영돼 입체적인 볼거리를 선사하는 것도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