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기자]'2011년은 인천도시개발공사 재도약의 해!'

인천도시개발공사가 24일로 창립 8주년을 맞았다.

창립 8주년을 앞둔 인천도개공 임직원들의 소회는 여느 해와 다르다. 지난 1년간 감사원과 행정안전부 감사를 통해 도개공의 '부실·방만 경영' 실태가 드러났다. 시민들은 인천도개공의 막대한 부채를 걱정하고 있다. 전임 안상수 인천시장 시절에 진행된 무분별한 개발사업에 인천도개공이 '동원'된 결과였다. 지난해 7월 송영길 인천시장이 취임하고, 9월 제5대 인천도개공 사장에 이춘희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부임한 이후 인천도개공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진행됐다.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해 공기업으로서 면모를 일신하고,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 진통 속 재도약 준비하는 도개공

인천도개공 이춘희 사장은 지난해 부임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천시의)부당한 요청은 거부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세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공사의 '자금 유동성', '수익성', '정체성'에 맞지 않는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이 사장은 인천도개공에 온 이후 조직개편, 1차 사업구조조정을 했다. '1감사 6본부 9처 40팀'이던 조직에서 팀을 없애고 '1감사 1실 6본부 15처 1단'으로 슬림화했다. 작년 말에는 사업구조조정계획을 발표했다. 인천도개공은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사업이 주력이다. 이 사업은 대규모 자금을 토지보상비와 아파트 용지 매입비 등으로 우선 투입한 다음 나중에 용지와 주택을 분양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구조다. 공사채 발행으로 인한 부채가 많고, 건설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계획된 주력 사업들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었다. 인천도개공은 1차 사업구조조정계획을 통해 자산매각, 경상경비 절감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감사원과 행정안전부의 경영개선 명령을 이행하는 '어려운 과제'도 인천도개공 앞에 놓여 있다. 이에 인천도개공은 내달까지 강도 높은 '2차 사업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방침이다. 이춘희 사장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진통이 불가피하다"며 "2차 사업구조조정 후 위기관리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예산과 사업비 절감은 물론 각종 제도 개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긴축 경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경영선진화를 위한 주요사업 추진방향

인천도개공은 구월보금자리주택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미디어·선수촌으로 활용되는 만큼, 전체 사업공정에 맞춰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검단신도시와 영종하늘도시 사업은 행정안전부 권고를 따라 사업권 매각을 위한 개별 협상을 벌인다. 협상이 잘 안 될 경우엔 인천시,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LH 등 관련기관에 중재를 요청해 해결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인천도개공이 민간기업과 함께 추진중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의 대형사업 중 공기업의 역할이 필요한 일부 사업을 남겨두고 나머지는 출자 지분을 회수할 계획이다. 목적 외 사업으로 분류된 하버파크호텔, E-4호텔은 인천관광공사와 자산 맞교환을 추진한다.

인천도개공 관계자는 "2차 구조조정계획은 인천시와 인천시의회에 신속하게 보고하고, 언론사 간담회를 통해 시민에게 그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며 "사업 여건과 자금 수지 등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공기업으로서 인천 도개공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사업 조정도 이뤄진다. 수익성이 낮더라도 공익성이 큰 사업 가운데 선별해 참여하고, 수익성은 크지만 공익성이 낮은 사업은 민간에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 적극적인 나눔경영 실천

'인천의 소외된 이웃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공헌사업에는 구조조정이 없다'.

이 사장은 올해를 '나눔 경영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 추진' 원년으로 삼았다. 지역밀착형 사회공헌활동은 공기업인 인천도개공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해나가야 할 본래 역할이라는 이유에서다.

인천도개공은 지역아동센터에 책을 보내주는 사업을 올해로 4년째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남구 도화동과 용현동에 있는 2개 지역아동센터에 임직원 기부도서 400여권과 60만원 상당의 도서를 구입해 전달했다. 지금까지 9개 지역아동센터에 도서구입 지원금으로 1천800만원의 예산을 썼다. 지난달에는 연수구 영구임대아파트 내 공공독서실에 책 300여권을 구입해 전달했다. 책장 4개를 직접 제작해 기증하고, 도배와 장판을 새롭게 해 분위기를 개선했다.

인천도개공 임직원들은 지난 2008년 '해드림봉사단'을 발족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보육원 숲 만들기', '무료급식소 식사준비와 배식', '농촌일손돕기', '산타로 변장해 불우 아동 선물주기', '장수천 가꾸기', '노인복지시설 청소·목욕 지원' 등의 봉사활동을 자발적으로 열었다. 해드림봉사단은 또 강화와 옹진군에 있는 농어촌 마을과 '1촌1사 운동'을 추진해 일손이 부족할 때는 일을 돕고, 특산물을 구매하는 공헌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영어말하기대회는 올해가 5회째로 권위있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인천도개공은 인천 초·중·고교생 수상자에게 장학금을 주고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불우한 환경속에서도 학업성적이 우수한 고교생 3명을 추천받아 매월 20만원씩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으로 주는 장학사업도 인천도개공의 사회공헌사업 중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문화체육분야에서는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팀을 육성하고 있고, 매년 9개 초·중·고교 핸드볼팀에 발전기금으로 수백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인천도개공 관계자는 "소외된 이웃과 따뜻한 교감을 나누는 건 공기업의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춘희 사장이 밝힌 '자구노력'

"현재상황 심각한 수준… 모든 구조조정 다하고 분양 서둘러 자금회수"

이춘희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은 "할 수 있는 모든 구조조정을 다 할 것이다"며 "밖에서 보는 것보다 우리가 더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 19일 오전 인터뷰에서 "도시개발공사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안이 '미흡하다'거나 '지나치다'는 시각차가 존재한다"며 "공사가 현재 처한 상황이 아주 안 좋아 '비상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얘기했다. 그는 "토지 보상이 80% 이상 끝나 있어 상당 부분 진도가 나간 검단신도시와 같은 사업은 분양 일정을 서둘러 자금 회수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안 할 수 있는 사업은 안 할 것이다"고 했다.


이 사장이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건 '일하는 속도'다. 그는 매일 처 단위로 일일업무보고를 받고, 결재는 올라오는 대로 처리한다. "문제를 인식한 그 순간 일처리를 시작해야 한다"며 "시간을 끌수록 문제는 훨씬 복잡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간다"고 이 사장은 말했다. 또 그는 '직원 능력'을 중시한다. 스터디그룹과 독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은 "구조조정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강력한 의지를 갖고 경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