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진오기자]주말마다 길을 나선다. 조국의 산하를 두 발로 걸으면서 가슴으로 느끼기 위해서다. 5년이 넘었다. 거리로 따지면 수천㎞다.한영환(54)씨. 인천시청 청원경찰로 근무하는 한 씨는 6월들어 2가지 길을 걷는다. 하나는 목포에서 시작해 임진각까지 가는 '서해안 종주코스'이고, 또 하나는 양수리에서 행주대교까지 이어지는 '한강변 걷기'다. 서해안 종주 코스는 3대 국토종단 프로젝트의 마무리 작업 일환이고, 한강변 걷기는 한강이 남북한의 물이 만나 흐르는 것처럼 '남북통일'을 염두에 둔 걸음이다.

한씨는 이미 동해안 코스와 '해남~고성 코스'를 마쳤다. 땅끝마을 해남에서 최북단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824㎞를 2009년 8월 2일부터 2011년 4월 3일까지 걸었다. 해남에서 시작하여 광주~진안~영동~문경~제천~평창~속초~고성으로 코스를 그렸다. 평소 형님으로 모시는 황성용(59)씨와 둘이서 걸었다. 경비는 2명이서 250만원 정도가 들었다.

지난 5월 7일 시작한 서해안 종주 코스는 동해를 걷고, 국토의 중간을 관통한 것에 이은 것이다. 그래야 진정으로 국토를 종단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한씨와 황씨는 '걷는 여행기'를 쓰고 인터넷 카페에 올려 놓는다. 카페명은 '하늘 저편 노란 신발을 신고'다. 이 카페는 하루 방문객이 60~70명은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씨는 "어떤 때는 시골 마을회관 등지에서 잠자리를 해결하기도 하는데, 힘은 들지만 걷다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각 지역의 특색과 역사를 알게 되는 점이 뿌듯하게 한다"고 말했다.

처음 국토 종단을 시작한 5년 전과 지금의 '길'은 큰 차이가 있다. 산골에 놓인 길까지 포장되고 넓어진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한씨는 "흙길을 걷는 것과 포장도로를 걷는 것은 피로감 등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면서 "흙길은 사람을 편안하게 하지만, 포장도로는 피곤하게 한다"고 했다.

한씨는 인천시청이 지금의 중구청 자리에 있을 때인 1983년 1월에 청원경찰로 인천시에 들어왔다.

사진/김범준기자bj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