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글·사진/김종화기자]호국 보훈의 달 6월이 되어서일까?
지금은 갈 수 없는 휴전선 북부 지역의 문화재와 아름다운 산하가 그립게 다가온다. 최근 들어 휴전선을 사이로 대립을 하고 있다는 긴장감이 다소 무뎌지고 있지만 철의 장막을 사이로 남·북한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은 잊을 수 없다. 끊어진 철로와 도로, 가고 싶은 고향을 갈 수 없는 사람, 철의 장막 너머에 살고 있을 가족을 그리워하는 사람 등 주변을 돌아보면 분단의 아픔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실향민이 아니라도 많은 사람들이 북쪽 우리의 산하와 문화재들을 그리워한다.
6월의 어느 날 남북의 분단 현실을 느끼며 이제는 갈 수 없는 아름다운 산하 금강산을 그리며 산책에 나섰다.
■ 국토 정중앙 양구군 가는 길
두타연은 '우리 국토의 정중앙' 양구군에 위치하고 있다. 수원에서 차량으로 양구까지의 거리가 173㎞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쉽지 않은 여행이다. 주변의 대암산, 백석산, 사명산, 봉화산 등 태백산맥의 험준한 연봉들로 인해 접근도 어렵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더라도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판교로 가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올라탄 후 강일IC에서 서울춘천고속도로로 바꿔타야 한다. 이후 서울춘천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1시간여 정도 달린 다음 춘천IC에서 빠져 나와 인제, 양구 방면 국도로 진입한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도 구간은 구불구불한 산길과 여러 개의 터널을 지나야 하는데 양구까지 가는 동안 좌석 옆에 있는 안전손잡이를 잡지 않고는 갈 수 없을 정도로 길이 험하다.
취재를 위해 떠난 6월 초에는 안개가 심해 가까운 거리에서 달려오는 차조차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
외진 산길을 한참을 달려 양구군 외곽의 수인 터널과 웅진터널, 공리터널을 지났을 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넓은 평야가 펼쳐졌다. 바로 양구읍이었다.
■ 금강산 가는 길 자리한 '두타연(頭陀淵)'
양구읍내에 도착하자마자 이른 아침을 해결한 후 두타연(頭陀淵) DMZ 자연생태 트레킹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양구군 관광안내소로 이동해 간단한 신분확인 절차를 밟았다.
두타연은 민간인 출입통제선 북방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최소 3일전까지 양구군청 문화관광과에 출입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두타연 출입에 대한 준비가 끝난 후 북쪽으로 30여분 달렸을 때 또다시 군부대의 신원확인 절차를 거친 후에야 비로소 DMZ로 접근할 수 있었다.
민간인 출입통제선을 알리는 철책을 넘어 비포장도로를 10여분 달렸을 때 넓은 주차장이 나왔고 그 곳에 두타연 일대를 설명하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두타연이라는 이름은 1천 년 전 두타사란 절이 있었다는 데서 연유됐다. 금강산에서 처음 시작한 지류(支流)가 이어져 만들어진 두타연은 지난 60여 년간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 곳이다. 오랜 기간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까닭에 생태 환경이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이 곳에서는 DMZ의 희귀 동식물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차에서 내려 두타연으로 가까이 가자 미확인 지뢰를 조심하라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초여름 햇살에 빛나는 두타연의 맑은 물을 본 후 그 지류를 따라 산책에 나섰다. 내금강에서 발원해 내려오는 수입천의 높이 10m의 상류로 기암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에 의해 못이 생성되어 두타연 또는 두타소라고 부른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남북간의 긴장상태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려는 듯 탐방로와 숲 사이에는 밧줄과 철조망으로 출입이 가능한 구역을 구분하고 있었다. 생태탐방로를 걸으며 가끔 철조망 안쪽에 6·25때 사용했을 거라고 생각되는 포탄피를 비롯한 철로 만든 각종 살상 무기의 흔적들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전쟁의 흔적들 사이로 금강초롱과 장백제비꽃 등 야생화들이 여행객들을 맞아 주고 있었다. 두타사라는 절에 대해 설명하는 안내판 뒤에는 석축이 남아 오래전 사찰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눈을 계곡 쪽으로 돌렸다.
계곡을 따라 5분여 걸었을 때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다리가 보였고 건너자마자 짙은 녹음 아래 목재 데크로 된 길이 눈에 들어왔다. 계곡을 바라보며 목재 데크 길을 걸은지 얼마 안 돼 두타연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다다를 수 있었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이제는 갈 수 없는 금강산을 그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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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의 흔적이 남아 있는 펀치볼 마을
해안면 일대의 특이한 지형을 보기 위해 돌산령터널을 이용하지 않고 해발 1천147m의 도솔산 정상으로 향했다. 정상에는 도솔산지구 전투 위령비가 세워져 있고 그 곁에는 군부대가 상주해 있었다. 해안면 일대를 조망한 후 양구통일관에 들러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의 출입 허가를 받아 견학한 후 여행을 마쳤다.
※ 취재협조:양구군청(033-480-26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