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리/이준배기자]사찰음식에는 생명 존중 사상이 담겨있다. 콩 한 톨, 배추 한 잎도 똑같이 소중하다. 우리는 음식에서 단순히 영양분을 섭취하는 게 아니라 식재료에 깃든 불성을 받아들인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 먹는 사람, 음식 재료 모두 청정하고 유연하며 법다워야 한다.
먼저 음식재료는 물론 만드는 과정, 먹는 사람의 마음이 모두 청정해야 한다. 항생제를 먹여 키운 육류나 어패류, 식품첨가제나 화학조미료는 청정한 재료가 아니다. 또 재료는 깨끗이 씻는다. 예로 김치담글때 배추를 씻어 절여야 한다. 씻기 전 절이면 소금으로 인해 배추에 붙은 농약 성분, 먼지가 그 안에 스며든다. 그리고 화학조미료는 절대 안된다. 아는 분 댁에 초대를 받았는데 화학조미료 범벅이라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얼마 후 이 댁 할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다른 가족도 검사를 권했더니 역시 여럿이 암이었다.
특히 건강할 때 먹고 싶은 것은 먹어도 괜찮지만 몸이 아플때 자꾸 당기는 음식은 자기 몸에 맞지 않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병이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끌어당겨 더 악화시키므로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
(도움말/선재 스님(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장))
이번 주에는 잣콩국수, 상추대궁전, 애호박찜을 만들어 본다.
■잣콩국수(잣, 콩, 시금치, 애호박, 오이, 밀가루, 소금)
콩을 씻어 물에 충분히 불리고 오이는 곱게 채썬다→냄비에 콩을 넣고 자작하게 물을 부어 콩이 우르르 끓고 나면 불을 끄고 삶아진 콩을 찬물에 헹구면서 껍질을 대충 벗긴다→믹서에 콩과 잣을 넣고 물을 부어 곱게 간다→밀가루에 데친 시금치와 데친 애호박을 갈아 넣고 소금을 조금 넣어 반죽을 한다→반죽을 가늘고 얇게 국수로 만들어 끓는 물에 넣고 삶는다→그릇에 국수를 담고 잣·콩물을 부은 후 채썬 오이를 얹어낸다. 소금간을 해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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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대궁전(상추, 밀가루, 식용유, 소금, 고추장, 사과, 식초)
고갱이 상추는 깨끗이 씻어 굵은 대궁은 반으로 갈라 방망이로 부드럽게 두드린다→밀가루에 소금을 넣어 묽게 반죽한 후 상추를 넣었다 한번 훑어낸 후 전을 부친다→사과를 강판에 갈아 고추장, 식초, 통깨를 넣어 초고추장을 만들어 함께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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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찜(애호박, 당근, 표고버섯, 청·홍고추, 깻잎, 소금, 간장, 고춧가루)
애호박은 씻어 반으로 갈라 껍질쪽에 가로 세로로 칼집을 조심스럽게 넣는다→당근, 청·홍고추, 표고버섯, 깻잎은 각각 곱게 채썬다→표고버섯은 소금간해 볶는다. 볶아놓은 표고버섯과 나머지 채소를 섞고 간장, 고춧가루를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냄비에 호박을 넣고 물을 자작하게 부어 뚜껑을 덮은 후 한김 오르면 뚜껑을 열고 호박 위에 양념장을 얹어 뚜껑을 연 채로 익을 때까지만 끓여준다.
# 한의학에서 본 사찰음식의 효능
"잣, 혈압·콜레스테롤 낮추고 피부에 좋아"
■잣=잣은 지방, 단백질, 칼슘, 인, 철분, 비타민 등이 들어 있어 약 670㎈의 고칼로리 식품이다. 기운이 없을 때나 입맛을 잃었을 때 좋다. 잣에는 비타민 B가 풍부하며 호도나 땅콩에 비해 철분이 많이 함유돼 빈혈 치료와 예방에도 좋다. 또한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피부를 아름답게 하고 혈압을 내리게 하며,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스태미나를 강화시켜준다. 동의보감에는 잣에 대해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고 하였으며 골절풍과 저림, 어지러움증에 주로 쓴다고 하였다.
■콩=콩은 식물 중 철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콩 삶은 물은 서늘하게 되어 가슴이 답답한 것을 없애고 모든 약독을 푼다. 두부를 만들면 차게 되어 기를 움직이게 한다. 볶아먹으면 뜨거워지고, 술에 넣어 먹으면 풍을 주로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간장으로 먹게 되면 평한 성질이 있다. 동의보감에 콩은 성질이 평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어 오장을 보하고 중기와 십이경맥을 도와준다고 했다.
■상추= 상추는 철분이 많아 혈액을 증가시키고 피를 맑게 한다. 상추줄기의 우윳빛 진물에는 진통과 마취작용이 있는 '라쿠루신' 성분이 있어 상추를 먹으면 잠이 잘 온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차고 맛은 쓰며 독이 약간 있다고 하여 주로 뼈와 근육을 보하고 오장을 잘 통하게 하며 가슴에 막힌 기운을 풀어주고 경맥을 통하게 한다고 했다.
(도움말/수원 성심한의원 이종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