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성호기자]"하다못해 우리집 앞에 도로를 만들 때도 자동차가 몇대나 오갈지 미리 알아야 하겠죠."
28일 아직 정리를 마치지 못한 사무실 한 쪽에서 최근에 신설된 인천항만공사(IPA) 물류연구센터TF팀 한태동(54) 팀장을 만났다.
한 팀장은 뜬금없이 도로를 내는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예를 들어서 내 집앞에 도로를 만든다고 합시다. 넓은게 좋다고 무작정 왕복 8차로 도로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어요?"
한 팀장은 "도로가 제기능을 발휘하려면 마을 사람들이 몇명이 살고 있는지, 또 마을에 자동차가 몇대나 있는지, 과연 어떤 차종인지, 아니면 앞으로 자동차를 더 늘릴 가정은 없는지 등 모든 것들을 꼼꼼히 따져보고 도로의 길이나 폭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만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항만 시설을 개발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쓰이는 기초 자료가 바로 물동량 조사라는 것이다.
앞으로 물류연구센터TF팀은 인천항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누군지, 어떤 화물이 오가는지 등 물동량과 관련된 기초자료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물동량을 예측해 IPA 내부의 의사 결정자료로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미래의 수익 모델인 '신성장 동력'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게 된다. 나아가서는 인천의 항만 업계나 관련 학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게 된다.
그는 지금까지 항만 물동량과 관련된 정확한 통계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지만 막상 어느 누가 나서서 인천항의 정확한 물동량을 자료화하는 작업에는 모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기껏해야 국토해양부 주관으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수행하는 물동량 예측치 조사가 전부인 실정이었다. 그나마 이마저도 지역 항만업계에선 지역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항의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한 팀장은 일단 시작으로 선사와 화주, 포워더 등 업계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하며 현재 인천항의 경향성을 면밀히 관찰할 계획이다.
그는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꾸준히 물동량 통계를 축적해 간다면 인천 지역사회와 학계가 각종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해 인천항과 관련된 연구도 풍부하게 돼 결국 인천항 발전으로 이어지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