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시를 대표하는 유적지 중 행주산성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을 중심으로 조성된 길이 '행주누리길'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과 연계가 용이하면서도 유적지, 공원, 농로, 하천변, 산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길이 바로 이곳이다. 계절별로 다양한 색깔을 갖추고 볼거리를 제공해 길을 걸으면 지루하지 않고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골라 보는 재미가 가득한 길
3호선 지하철 원당역에서 내리면 고양 행주누리길은 시작된다. 총 구간 11.9㎞로, 성인기준으로 3시간20분가량 걸리는 코스다.
산책로와 해발 100m가량의 산, 마을과 논, 밭길 및 제방, 육교로 이어져 있어 지루하지 않게 주변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원당역을 나와 1.8㎞(25분가량)를 걸으면 성라공원(국사봉)에 도착한다. 원당역에서 국사봉까지의 구간은 비교적 안전한 마을길과 숲길로 이어져 있다.
성라공원(국사봉)은 4월이면 고양시에서 조성한 벚나무 양묘장에 꽃이 만발한 것을 감상할 수 있고, 6~7월에는 검은 색 열매를 볼 수 있다. 참고로 왕벚나무는 산벚나무와 비슷하나 잎에 털이 없고,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 것이 특징이다.
국사봉 성라약수터 부근에는 의자 및 화장실이 있어 목을 축이고 휴식을 취하기에 그만이다. 국사봉 동남쪽인 등산로 아래에 이르면 우측으로 화정지역 아파트가 조망되며 소로로 연결된 누리길을 걸으면 밭과 과수원을 지나게 된다.
이 구간은 고양이 화훼의 도시임을 가늠하게 하는 화훼농가의 비닐하우스와 화원이 많고, 각종 시설채소 농가들의 비닐하우스 및 개인사업장도 즐비하다.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농작물은 때론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길을 걷다 멀리서 안개꽃이 군락을 이루며 한 폭의 풍경화를 자아낸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파밭이다. 파에 꽃이 핀 것이 마치 안개꽃처럼 그윽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길을 걷다 말고, 여기저기서 신기한 듯 사진을 찍어댄다.

그러나 이곳은 사유지인 만큼 농작물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한다. 특히 화원 등을 구경할 때는 관계자에게 양해를 구하시길.
등산로를 걷다 중간에 고양둥이 동산을 만났다. 고양시는 해마다 고양에서 태어나 거주하고 있는 아이들, 이른바 고양둥이를 대상으로 해마다 출생을 기념하는 고양둥이 나무심기 행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지난해 출생한 아기 400명의 이름표를 붙인 왕벚나무와 튤립 등 6천400본을 심었다.
3년째 진행돼 온 행사로 제법 자란 나무들은 벌써 여린 이파리를 드러내며 큰 나무로 성장하기 위한 기본 모습을 자아낸다.
길을 가는 중간중간 샛길이 많이 보인다. 이 코스는 주말이면 하루 평균 1천여명 이상 다녀갈 만큼 유동인구가 많지만 평일에는 다소 한적하게 느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사실상 많은 곳에서 사람들이 걷기 편한 길을 만들려다 보니 자연 본연의 모습을 훼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고양시는 되도록 자연 본래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길을 조성하는 데 무게를 뒀다. 시 관계자는 "자연을 왜곡하지 않는 데 목적을 두고, 탐방객들이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만 길을 정비하고 있다"며 "자연과 조화를 이룬 누리길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작은 산등성이인 지렁산 줄기를 넘어 평지길을 걸으면 대한 양어장(고양KOI)이 나온다. 이곳은 다양한 품종의 비단잉어와 수생식물, 한국전통문화 상품 및 허브, 야생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하는 비단잉어잡기, 사료주기, 목각잉어 색칠하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있다. 문의:031-972-7335(홈페이지 www.kgykoi.com)
양어장에서 한강으로 이어진 성사천 제방길을 따라 걸으면 강매동 입구의 경의선 철로와 만난다. 경의선은 1900년대 초 개통된 철로로 분단의 상징과 동시에 통일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는 역사적인 교통수단이다.
철로를 넘는 고가도로를 넘어 오르막 산길을 오르면 강매동 봉대산(봉화산) 정상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인근의 한강과 북한산, 서울의 안산과 관악산, 고봉산 및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강매동 봉대산 내에는 도로공사 중인 곳이 있어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봉대산에서 강고산 마을로 이어진 산길을 내려오면 고양지역에서 가장 오래 된 강매동 석교가 나온다. 예전 고양과 서울을 연결하던 다리로 1920년 돌다리로 건조돼 1999년 2월 1일 고양시 향토유적 제33호로 지정됐다. 고양 일산, 지도, 송포 등 한강 연안 서부지역 사람들이 서울을 오갈 때 이용했으며 조선시대 전통적인 교량축조 기법으로 만들어져 그 가치가 높은 교량이다.
강매동 석교에서 창릉천 제방길을 따라 이동하면 자유로를 만나게 되는데 지하보도로 우회하면 곧 행주내동 재골마을이 보인다. 이 마을에는 국수집을 포함해 많은 먹을거리 집들이 밀집돼 있다. '행주산성 먹거리촌'으로 불리며 저렴하고 푸짐한 잔치국수가 매우 유명하며 국수촌을 이룬다. 이 밖에도 파전, 도토리묵 등 향토음식과 장어구이, 매운탕 등을 즐길 수 있다.

재골마을 길을 지나 약 200m만 오르면 종점인 행주산성에 도착한다. '행주누리길'이란 이름이 붙게 된 사실상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다. 임진왜란 3대첩의 한 곳인 행주산성의 면면을 살펴 볼 수 있다. 산성에는 화장실 및 식수대, 의자 등이 있어 쉬어 갈 수 있으며 산성 내 덕양산 정상에서도 한강과 인근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행주산성은 1593년 2월 12일 권율 도원수가 이끄는 2천300여명의 조선군이 왜군 3만명을 물리친 행주대첩으로 유명하다. 삼국시대, 조선시대 대표적인 토성 성곽으로 권율 도원수 동상과 영정을 모신 충장사, 3개의 대첩비, 대첩기념관 등이 소재한다. 1·3·5월에는 해맞이축제, 행주대첩제, 행주문화제가 열리며 이 시기에는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된다. 행주산성의 개장시간은 3~10월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11~2월은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다. 참고로 입장료가 있는데 19~64세 1천원, 13~18세 500원, 7~12세 300원이며 주차료는 2천원이다.
행주산성 코스 종점에 도착하면 버스 85-1(고양동~공항동)이나 마을버스 011, 012(행주산성~화정역)가 운행한다. 행주누리길 중 강매석교에서 행주산성 구간은 인도가 따로 없어 안전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특히 코스 내 가게가 없는 만큼 물이나 간식 등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호젓하게 혼자 걷는다면 고양누리길 중 가장 코스가 긴 만큼 주변을 관찰하며 재미를 스스로 찾으며 걸어 보시길 권한다. 특히 학생들에게는 심신단련은 물론 길을 걸으며 역사를 배우고 문화도 탐방하는 학습효과 만점의 길이 될 것이다.
/글┃김재영·이윤희기자
/사진┃김종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