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오성윤
목소리 출연: 문소리, 유승호, 최민식, 박철민
개봉일: 2011.7.28. 목. 전체관람가
별점: ★★★★★★☆(6.5/8개 만점)
황선미작가 동명소설 장편 영화화
청둥오리 초록의 험난한 '자아찾기'
종의 한계 뛰어넘은 모성애 그려내
'모성에 경계는 없다'.
엄마 암탉과 아들 청둥오리가 애니메이션계에 용감한 날갯짓을 펼쳤다. 이미 할리우드 3D 애니메이션이 주류로 떠오른 지금 '마당을 나온 암탉'은 2D로 승부수를 던진 것.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물론 지난해 '시라노:연애조작단'까지 히트작 30여 편을 제작한 한국의 대표 영화제작사 명필름의 첫 애니메이션으로,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 오돌또기와 공동제작을 통해 6년의 시간을 투자하며 총 12만장의 원화로 탄생한 '마당을 나온 암탉'.
이미 2008년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GDCA)의 '신화창조 프로젝트' 선정에 이어 2009년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의 '글로벌 애니메이션 장편 부문' 지원작에 선정되는 등 국내외 전문 기관들로부터 검증 절차를 거쳤다. 또 중국 전역 1천여개 스크린에서도 동시 개봉할 뿐만 아니라 오는 10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제44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공식 초청받는 등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아동문학 베스트셀러 1위로 100만부 판매를 돌파한 황선미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애니메이션이다. 양계장 암탉으로 단조롭게 살아가던 주인공 잎싹이 양계장 밖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잎싹은 엄마 잃은 청둥오리 초록을 자신의 아들로 키워가며 극진한 모성을 발휘한다. 초록이 자라면서 너무 다른 엄마의 모습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지만 결국 훌륭한 파수꾼으로 키워내는 잎싹의 모습이 감동의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초록이 주위의 따가운 시선으로 인해 방황과 역경을 맞지만 이를 견디며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사춘기 성장통을 보는 듯하다.
그런데 무엇보다 이 애니메이션의 장점은 종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성의 위대함에 있다. 제 자식만이 최고라는 이기적인 모성이 아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엄마의 마음은 다 같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잎싹의 희생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경종을 울리며 둔중한 깨달음을 선사한다. 또 두 주인공들과 함께 대립축으로 등장하는 족제비는 물론 수다쟁이 조력자 수달과 오리, 수탉, 개 등 다양한 코믹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풍성하게 꾸며주며 아기자기한 웃음을 선사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목소리 연기는 문소리·유승호·최민식·박철민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스타들이 맡아 친근하게 다가온다. 또 OST '바람의 멜로디'를 현재 대중음악계의 핫 아이콘으로 떠오른 소녀 디바, 아이유가 불러 이야기의 감동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준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