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G'은 총 70분간의 음악(Organized Sound)을 중심으로 빛, 소리, 의상, 인간의 몸짓이 하나되는 공연으로, 한 예술가와 그가 창조한 모상(模相)간의 관계를 통해 신과 인간이라는 존재간의 화두를 던진다. (중략)
총 15개의 신(Scene)으로 구성된 이 공연은 기존의 총체극 '악몽(樂夢)'에 선보인 음악과 영상들 이외에도 한국적인 소리와 컴퓨터 음악의 만남, 피지컬 시어터(Physical Theatre) 등의 새롭고 다채로운 요소들로 관객을 초대한다.
총체적인 예술 요소들을 작가 스스로 개발해 무대에 올리는 이 공연은 그 진정성을 따지자면 올해 가장 진지한 예술이다. 국내 예술계에 새롭고 남다른 창작법과 작가적 철학을 제시하는 이 작품은 문화예술계 협업 전문가들과 전공자라면 놓치지 말고 꼭 보아야 할 공연물이다. - 공연 'MUNG'의 프로그램 노트 중에서(2010년)
사운드 아티스트로서 독창적 작품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aRing(이은영)의 무대공연작 'MUNG : Incremental Recursion of 樂夢'이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공연됐다. 이 공연에는 영화 '서편제'와 '천년학'으로 잘 알려진 소리꾼 오정해를 비롯해 클래식 솔리스트들이 참여했다.
박하민씨가 연출한 당시 무대는 작가의 내레이션과 전자음향, 5명의 클래식 솔리스트들의 실황 무대, 1명의 무용수와 영상, 우리 전통 소리와 컴퓨터 음악의 만남 등으로 공감각적 예술세계를 펼쳐보였다.
올해 초 복합문화공간 인천아트플랫폼의 입주작가로 선정돼 인천(항구)과 관련된 후속 무대극 제작에 몰두하고 있는 박씨를 지난달 31일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에서 만났다.
박씨를 만난 날엔 '플랫폼+人-박하민이 전하는 9개의 이야기 콘서트' 중 일곱 번째 무대 카일윤의 콘서트가 열렸다.
공연 후 청중의 끊임없는 갈채로 인해 약간 상기된 표정의 박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폭우가 쏟아지는 오늘과 같은 날씨에 관객분들이 객석을 가득 메워주실 줄 몰랐다"며 "특히 이날 초연된 인천을 주제로 한 음악에 큰 호응을 보내주어서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선 카일윤이 작곡한 '인천 그루브(Groove)'와 '인천 보이지(Voyage)'가 초연됐다.
'플랫폼+人-박하민이 전하는 9개의 이야기 콘서트'는 지난 5월 15일에 시작돼 이달까지 매달 홀수주 일요일에 열린다.
박씨는 인천항의 이미지를 테마로 한 복합극 '붉은 항구(Red Habor)'를 제작중이다. '플랫폼+人-박하민이 전하는 9개의 이야기 콘서트'는 2년 후 완성될 '붉은 항구'의 창작 과정을 담고 있다.
작품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카일윤의 콘서트를 비롯해 국악, 무용, 지난 7월 중순에 선보인 배우들의 무대 등이 총체적으로 모여 복합극 '붉은 항구'가 완성되는 것이다.
박씨는 "지난해 항구를 소재로 한 작품을 구상하면서 항만 인근에 위치한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신청했다"며 "1900년대 초반 인천 용동의 권번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으로 항구 주제분야가 특화된 호주 멜버른 국제아트페스티벌에도 출품하고 싶다"고 말했다.
■작가소개
박하민(35)은 고려대에서 국문학을 공부했으며, 독일 뒤셀도르프 예술 아카데미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했다. 2007년부터 무빙 이미지 그룹 반달을 조직해 영상·연극·무용·미디어아트 등이 혼용되는 다원 예술 형태의 무대극을 만들기 시작했다. 무용 음악극 'Black Shadow'와 'Eclipse', 사운드 아트 공연 'MUNG' 등을 연출했다. 이 중 'Eclipse'는 서울문화재단 다원예술제작 지원작, 연극 100페스티벌 국내 우수작 등에 선정됐다. 'Black Shadow' 영화 버전은 성남국제무용제 영화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