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정식하면 만만치 않은 가격대에 잔뜩 '멋'을 낸 식탁을 떠올린다. 그래서 가족들이나 직원들과 편하게 식사를 하기에는 부담스럽다. 가격 부담없이 맛있는 한정식을 먹을 곳은 없을까? 수원 팔달구 구천동의 '신정한정식'은 그런 생각에 꼭 들어맞는 곳이다.

신정한정식은 5년전만 해도 '수원의 강남'이라는 팔달구 인계동에서 10여년간 최고급 한정식 요리로 유명했던 집이다. 구천동으로 자리를 옮겨 한결 편안하고 부담없는 한정식집으로 바뀌었지만, 그때의 자존심과 손맛은 여전하다. 그래서 옛날 단골들의 발길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신정한정식을 찾는 고객들이 가장 즐겨찾는 메뉴는 옥돔정식(1만5천원)이다. 10여년 전부터 직거래를 해왔던 제주도의 도매상에게서 여전히 사흘에 한번씩 신선하고 맛있는 옥돔을 받아 상에 올린다. 옥돔과 함께 더덕구이와 황태구이, 보쌈이 같이 올라오고 각종 나물과 절임, 샐러드, 잡채, 부추전, 미역국, 된장찌개 등이 줄줄이 올라와 상을 푸짐하게 한다. 횡성에서 주문한 더덕, 인제 황태덕장에서 보내는 황태, 남해에서 고르고 골라 보낸 미역 등등 식탁 위에 오르는 음식들은 모두 '명품' 재료들이다. 고춧가루도 국산 태양초만을 고집한다.

이런 재료들을 들기름으로 무치고 구워낸 맛은 구수하고 맛깔스럽기가 이를 데 없다. 신희란(52) 사장이 직접 주방에서 해내는 음식들이다. 신 사장은 김치도 항상 직접 담그고 장아찌 등도 직접 만들어 상에 올린다. 만만치 않은 고집이다.

반찬으로 올라온 깻잎무침을 한 젓가락 먹어 봤다. 고소한 들기름 향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가장 인기가 좋은 옥돔정식뿐 아니라 좀더 부담없는 고등어정식(1만3천원)도 인기가 있고, 좀더 푸짐한 메뉴를 원하면 불고기와 삼합, 오리훈제, 낙지볶음 등이 더해진 신정정식(2만5천원·3인 이상)을 주문하면 넉넉함을 만끽할 수 있다. 수원시 팔달구 구천동 5의9 녹산문고 빌딩 뒤편. 일요일은 휴무. (031)245-0990

/박상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