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는 절대로 없습니다."

이대엽 전 시장 친·인척 관련 비리 수사로 공직자들이 줄줄이 소환되며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성남시가 당시 수사의 주체였던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수장을 초빙해 '특강'을 들었다. 이재명 시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변찬우(사진) 지청장이 "청렴한 공직사회를 위해 꼭 좀 시간을 내달라"는 이 시장의 청을 받아들여 마련된 자리.

특강 장소인 시청 온누리실에는 시 본청과 구청의 인허가 부서 공무원과 산하기관, 출연기관 직원 등 600여명이 자리를 메웠다. 이 시장의 강력한 지시에 따라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이 시장 캠프에 몸담았던 '측근'들도 상당수 참석했다. 성남시와 관련해 '힘'과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변 지청장은 최근 비리 문제가 불거졌던 일부 시·군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공직자들이 무심코 받아들이기 쉬운 청탁, 선물들이 얼마나 엄청난 불법, 비리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소개했다.

"흔히 둘만 아는 비밀이라고, 혹은 아무 뜻없는 선물이라고 금품을 건네지만, 세상 모든 일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며 너와 내가 모두 알게 마련"이라며 "세상에 공짜는 절대로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돈이든 물품이든 받은 후에 잠을 잘자면 선물이 되지만, 잠을 못이루면 뇌물이다", "퇴직후에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면 선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뇌물이다" 등등의 발언이 이어질 때는 대다수 공직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시간 30여분간 진행된 특강 끝에 변 지청장은 최근 화제가 됐던 이 시장 집무실의 CCTV 설치 사례를 거론하며 "시장이 아무리 청렴하고 깨끗하려 노력해도 주변에서 보필하는 분들이 따로 행동한다면 공염불이 되고 만다"고 마무리를 했다.

재정 건전성 확보와 함께 기회있을 때마다 '공직 청렴'을 강조했던 이 시장은 '이심전심'의 표정으로 박수를 보냈다.

/배상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