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가 끝난 지 어언 60여년이다. 우리네 기억 속에서 전쟁의 흔적은 점차 잊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를 강제로 나눠 놓은 휴전선이 생생하게 남아있는 한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매번 상기하게 된다. 바쁜 도시의 일상, 그리고 남도지역에서 평화롭게만 느껴지는 사람들의 모습. 여느 나라와 똑같은 모습으로 다가오는 대한민국의 풍경도 한강 이북으로 들어서면 자주 눈에 띄는 군부대의 모습으로 인해 전쟁의 긴장감을 느낀다. 대한민국에서 안보는 평화로운 삶을 지켜주는 방패이기도 하지만 세계인에게 대한민국의 휴전선은 더이상 잔혹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을 모아주는 매개체다.
# 그리운 땅 북녘을 바라보는 '애기봉'
김포에 위치한 애기봉전망대는 북녘을 보기 위해 실향민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북녘을 그리워하는 실향민을 위한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 애기봉은 병자호란때 평양감사와 기생 애기와의 슬픈 일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전망대에서는 망원경으로 북한의 선전마을과 송악산 등이 보인다. 지난 1993년에는 실향민들을 위해 망배단이 세워졌다. 크리스마스 때는 북녘을 향해 대형 트리를 세우고 성탄 축하예배를 드리는 곳이다. 애기봉 전망대는 현재 군 주둔지역이기 때문에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야만 입장할 수 있다. 애기봉 전망대를 견학한 후에는 근교에 있는 문수산성(사적 139), 덕포진(사적 292), 고정리 지석묘(경기기념물 91), 한재당(경기기념물 47) 등을 둘러보면 좋다. 서해로부터 강화만 일대를 수호하기 위해 설치된 덕포진은 병인양요(1866년)와 신미양요 (1871년)때 서양 침략세력과 격전을 벌였던 곳이다. 주요 시설로는 포6문, 파수청지, 손돌묘, 덕포진유물전시관, 체육시설, 화장실, 주차장 등이 있다.
월곶면 성동리에 위치하고 있는 문수산 삼림욕장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자연 그대로의 아늑한 숲을 만끽할 수 있는 휴식처로서 가족나들이 코스로 좋은 곳이다.
# 살아있는 안보교육의 장 연천 '안보 5경'
연천군은 전쟁과 관련한 곳을 교육의 장으로 이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하나다. 연천군이 개발 중인 다양한 프로그램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안보 5경이라고 이름 붙인 태풍전망대, 무장공비침투로, 철도종단점, 열쇠전망대, 상승OP(제1땅굴) 등 5곳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이다.
태풍전망대는 서울에서 약 65㎞, 평양에서 약 140㎞ 떨어진 중면 비끼산의 가장 높은 수리봉에 천하무적 태풍부대가 지난 1991년 12월 3일 건립했다. 태풍전망대는 휴전선까지 800m, 북한 초소까지는 1천600m에 위치하고 155마일 휴전선상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유명하다.
'1·21무장공비침투로'는 고랑포에서 서남쪽으로 3.5㎞ 지점에 위치해 있다. 지난 1968년 1월 17일 23시 북한군 제 124군 소속 김신조외 30명이 남방 한계선을 넘어 침투한 곳이다.
한국전쟁 이전 서울과 원산을 오가는 철도의 종단점도 연천에 있다. 사람과 물자를 실어나르던 기차는 이젠 신탄리역에서 회차한다. 현재 신탄리역 근처에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경원선 철도의 남쪽 중단점을 알리는 푯말이 분단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그외 육군 상승 열쇠부대가 북녘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지역에 안보 교육과 망향의 한을 달래 주기 위해 1998년 4월 11일 건립한 '열쇠전망대'가 있다. 북한의 활동을 관측하기 위해 운용되는 최전방 관측소로 경계임무는 비룡부대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24시간 빈틈없이 경계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승OP도 일정 절차를 거쳐 견학할 수 있는 곳이다. 상승OP의 망원경으로 전방의 북한 초소들과 철책선들 그리고 지금은 비무장지대로 변해서 접근이 불가능한 넓은 연천평야도 볼 수 있다. 제1호 땅굴은 비무장지대에 위치해 개방할 수는 없지만 가장 가까운 관측소인 상승OP에 실제 크기의 모형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