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누리길은 오는 9월 탐방객들에게 사실상 첫선을 보이는 곳이다. 이 길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자연과 사람을 배려한 다채로운 테마길'로 요약된다. 각 지자체가 추진하는 많은 걷기 좋은 길들이 있지만, 의왕시의 누리길은 그 어느 길보다 자연과 사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조성된 길이다. 기존의 산책탐방로를 친환경적으로 활용·보완한 누리길은 환상형 형태로 조성됐다. 생태탐방로에서 시작해 건강산책로→너른들판길→자연체험의 숲길로 이어지는 테마를 갖춘 누리길의 구간은 왕송호수 여수토~도룡마을~덕성산~괴말~교동~고고리~아름채~의왕시청으로 이어진다. 총거리는 15.9㎞ 가량 된다.
#왕송못길
의왕누리길은 연장거리 약 15.9㎞로 도보로 탐방에 나선다면 5~6시간 정도 걸린다.
다소 중장거리 노선으로 생각되지만 시는 테마별로 다양한 코스를 선정해 걷기 좋은 여러 코스를 개발해 놓았다.
구간은 크게 △왕송못길 △달바위길 △들고지길 3코스로 나뉜다.
앞서 얘기한 왕송호수 여수토를 출발해 도룡마을∼덕성산∼괴말∼교동∼고고리∼아름채∼의왕시청으로 연결되는 구간을 축으로 3개 코스를 조성한 것이다.
우선 왕송호수 구간을 중심으로한 '왕송못길' 탐방에 나섰다. 이 길은 왕송호수를 따라가는 구간으로 걷기가 수월하고 평안하다.
왕송호수 남쪽 끝자락에서 탐방을 시작했다. 호숫가를 따라 길이 시작되고 길이 평탄하다보니 산책을 나온 듯하다. 총 연장거리 6.4㎞중 생태탐방로가 4.7㎞, 너른들판길이 1.7㎞다. 소요시간은 생태탐방로 1시간20분, 너른들판길 30분 정도로 보면 대략 2시간 이내에 돌아볼 수 있다.
왕송호수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경우, 의왕역에서 남쪽 방면에 있지만 무작정 걷기 보다는 마을버스나 시내버스가 순회하는 만큼 이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제방길이가 640m에 이르는 왕송호수는 수면이 넓어 붕어·잉어 등 물고기가 많으며, 특히 이곳에서는 원앙과 같은 천연기념물도 종종 볼 수 있어 일부에서는 철새도래지라고도 표현한다. 실제 호수를 걷다보니 여기저기서 각종 새를 촬영하거나 관찰하는 이들을 심심찮게 만났다.
얼마나 걸었을까. 호수경관에 익숙해질 즈음 초평동 경관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연꽃이 단지를 이루고 있어 장관을 연출한다.
36만6천495㎡에 이르는 단지는 논 위에서 자란 연꽃들이 그야말로 숲을 이뤘다. 연꽃은 7~8월에 꽃이 피는데 지금은 절정기가 다소 지난 상황이다. 진흙속에서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한 식물로 알려져 있는 연꽃을 연못이 아닌 논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무척 이색적이었다.
연꽃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경관지를 돌다보니 2시간 코스의 거리에서 30분이 늘어났다.
경관지를 지나자 푸르른 벼가 바람에 흩날리고 한 노인이 논의 피를 뽑느라 연거푸 허리를 숙이는데 그 모습이 연꽃을 본후여서인지 왠지 철학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인근에 부곡국화재배단지도 있다고 하는데 아직 그 모습은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길을 따라걷다보니 철도박물관에 다다른다. 1988년 문을 연 철도박물관은 민족의 애환과 낭만을 같이한 철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산 교육장으로서, 과학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박물관의 본관은 철도역사실, 차량실, 모형철도 파노라마실, 전기·신호·통신실, 시설·보선실, 운수·운전실, 세계철도실 등으로 구성돼 있고, 옥외차량 전시장에는 증기기관차, 디젤자동차, 귀빈객차 등 실물차량을 전시해 총 5천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철도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오니 이번엔 조류탐사과학관이다. 왕송호수를 바라보고 자리한 이곳은 호수주변 다양한 조류를 비롯, 여러 조류를 탐사할 수 있도록 꾸며놨다. 아이들과 함께 철도박물관, 조류탐사과학관, 자연학습공원을 거치다보면 도보여행이 아닌 교육탐방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듯하다.
여기서 대로변을 따라 1㎞ 남짓한 곳에 의왕시 자연학습공원이 자리한다.
의왕시 왕송못동길 207(월암동 543의3)에 위치한 자연학습공원은 5만7천724㎡로 왕송호수(96㏊) 및 주변환경과 어우러지는 자연학습장이다. 자연환경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교육의 장으로 지난 2002년 10월 개장했다. 날씨가 제법 덥지만 공원은 자연학습을 나온 유치원생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았다. 참고로 입장료는 무료이며 이용시간은 5월16일~9월15일까지는 오전 9시에서 오후 8시, 그외 기간은 오전 9시에서 일몰시간까지 이용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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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위길과 들고지길
의왕시 월암동을 도는 달바위길은 월암동(月岩洞)이라는 명칭에서 알수 있듯이 예로부터 마을을 둘러싼 바위가 많았다. 그래서 길 이름도 달바위길로 명했다.
부드러운 오르내림의 덕성산 산책로와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마을길로 연장거리는 5.3㎞다. 건강산책로 1.4㎞, 너른들판길 2.4㎞, 자연체험 숲길 1.5㎞로 구성되며 약 2시간10분 정도 소요된다.
이용자가 많은 부곡체육공원을 경유하는 기존 산책로(등산로)를 활용해 접근성이 양호하고 특히 인근 주민들이 많이 이용한다. 왕송못길이 평탄했다면 달바위길은 다소 오르내림이 있는 것이 특징.
들고지길은 넓은 들판을 향해 삐죽하게 내뻗은 지형이라 '돌고지'라 불렸는데 음이 전이되며 오늘날 들고지라 불린다. 전체적으로 평탄하며 고풍스런 마을길로 이뤄졌으며 연장거리 약 4.2㎞로 1시간20분 가량 걸린다. 농경지와 산지를 교차해 다양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숲속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산책길과 인접한 산과 연계해 다양한 등산코스 이용도 가능하다.
의왕누리길의 전체 코스를 도는 것이 부담된다면 소개한 3개 코스중 마음에 드는 곳을 택해 걸어보시라. 의왕시는 지난 4월부터 조성작업을 벌여 사업비 5억4천900만원을 투입했으며, 탐방객들의 편의를 위해 종합안내판 11개소, 방향안내판 55개소, 거리안내판 84개소, 스토리텔링 표지판 21개소, 거리형표지판 200개, 정자 1개소, 덕성산 쉼터 1개소가 설치됐다. 이런 투자만큼 그 어떤 길보다 탐방객들이 편하게 자연을 벗삼아 길을 걸을수 있다. 전체적으로 경사도가 완만해 노약자와 어린이들이 특히 편하게 탐방가능하다.
/글┃의왕/이석철·이윤희기자
/사진┃김종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