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해국립공원의 수많은 섬 중 가장 아름다운 '보석'으로 불리는 홍도는 목포항에서 서남쪽 115㎞에 있다. 면적 6.47㎢에 해안선길이 36.8㎞에 불과할 만큼 작은 홍도에는 현재 5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일까. 홍도는 원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현재 식물은 270여 종의 상록수와 170여 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홍도의 원시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지난 1965년에 홍도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170호)으로, 1981년에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이런 아름다운 원시 자연을 감상하기 위해 매일 홍도로 가는 배는 관광객으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다.

# 다도해의 백미(白眉) '홍도'

홍도로 가는 배는 목포에서 3~4회 출항한다. 여름 휴가철엔 2~3회 증편되기도 하지만 찾는 이가 많아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 미리 배편을 알아보고 예약해 놔야 헛걸음을 하지 않을 수 있다. 홍도행 여객선은 흑산도를 거쳐 간다. 홍도까지는 2시간 남짓 소요되지만 두 섬의 거리는 배로 30여분 정도다. 수도권에서 홍도를 찾는다면 어려운 발걸음을 옮겼을 터. 흑산도와 연계한 여행 코스를 권하고 싶다.

홍도에는 2개의 마을이 있는데 여객선이 입항하는 항구를 1구라고 하고 등대가 있는 북쪽은 2구로 불린다. 2구 마을에서도 숙박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모텔과 펜션이 즐비한 1구에서 짐을 푼 후 홍도를 둘러본다. 1구 마을에 있는 '빠돌(둥근돌) 해수욕장'은 몽돌 위로 투명한 옥빛 바다가 부서지는 낙조가 일품이다. 또하나 1구 마을의 매력은 동백나무숲. 홍도항 왼편에 위치한 동백나무숲에서는 원시 자연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섬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2구에 위치한 등대의 숙박시설 이용을 권한다. 드넓게 펼쳐진 남해 바다의 풍경과 여유로운 어촌마을의 풍광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1구 마을과 2구 마을을 이어주는 길은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깃대봉을 이용해 가는 길이고 하나는 뱃길로 10여분간 가는 방법. 항구에서 곧바로 1구 마을로 들어선 후 초등학교 앞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로 들어서면 깃대봉으로 오르게 된다. 깃대봉으로 오르는 길은 후박나무와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또 하나 깃대봉으로 오르는 길의 매력은 홍도 원추리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남해안의 궂은 날씨로 인해 해무가 깃대봉을 가리기도 하지만 맑은 날씨에 깃대봉에 오르면 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굳이 이 코스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대부분 홍도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1구 마을에서 요기를 해결한 후 동백나무숲을 감상하고 유람선을 타고 홍도 일주를 한 후 돌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루할 것 같은 섬 여행의 또다른 묘미를 깃대봉을 거닐며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섬 여행의 매력 유람선 섬일주

홍도의 가장 큰 매력을 감상하려면 다시 배에 올라야 한다. 배멀미를 하는 여행객들은 홍도까지 오는 두어 시간이 괴로웠겠지만 유람선 섬일주는 홍도의 진정한 매력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용하는 코스다. 1구 마을에서 출발하는 섬일주 유람선은 섬 서쪽에서부터 북쪽, 동쪽을 거쳐 다시 입항하게 되는데 대략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홍도 일주는 돌, 바람, 파도가 함께 빚은 33경이라고 이름 붙여진 아름다운 경관을 현지인의 재미 있는 설명을 들으며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선착장 서쪽을 거쳐 북쪽으로 향하며 도승바위, 남문바위, 원숭이바위, 주전자바위, 만물상, 부부탑, 독립문바위 등 홍도에서만 볼 수 있는 섬 풍경은 눈을 사로잡는다. 배가 작아 큰 파도에는 출렁거려 여행객들이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섬일주의 매력이다. 바위 끝에 힘겹게 뿌리 내린 소나무의 아름다운 자태, 그리고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야생화들의 모습이 섞여서 만든 풍경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글·사진:김종화기자

/취재지원=다도해해상국립공원·신안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