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럴까?', '왜 꼭 그렇게 돼야하지?' 항상 제 자신에게 질문을 하곤합니다."
윤성태(38) 과장은 인천항만공사(IPA) 시설관리팀의 '아이디어 뱅크'로 통한다.
최근에는 '분리형 차막이'라는 발명품을 만들어 또 한번 사내에서 주목을 받았다. 한번 설치하면 다시 손보기가 어려운 기존 차막이와 달리 '떼었다 붙였다'를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이번 제품의 특징이다. 또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해수와 염분의 부식에 취약한 기존 단점도 개선했다. 물론 재활용도 가능하다.
'차막이'는 하역작업이 이뤄지는 부두 안벽 끝단에 설치되는 시설로 작업 도중에 차량이나 장비가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막는 구조물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아파트 주차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카스토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설치된 차막이는 인천항 내항에만 4천여개에 이르고 있다.
윤 과장이 분리형 차막이를 만들게 된 것은 지난 2월 내항에 시설물 안전점검을 하던 중 곳곳에서 부서진 차막이를 발견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흉물처럼 있어 보기에 좋지 않고 항내 안전에도 심각한 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보수 시간과 비용문제를 이유로 그냥 방치되는 상황이 너무 안타까웠다. 쉽게 고칠 수 있고 보수 비용도 적게 들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 해결의 '키포인트'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설관리팀 직원들이 주축이 된 사내 학습 동아리 'AtoB' 멤버들이 함께 모였다. 석 달 넘게 멤버들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지난 7월 드디어 시제품을 선보였다. 윤 과장은 "개선된 차막이를 사용하면 개당 20만원씩 수리비를 아낀다고 계산했을 때 8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과장의 아이디어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 한다.
2007년에는 목재단지가 빠져 나간 아암물류1단지 내의 엄청난 양의 쓰레기 처리를 고심했다. 윤 과장은 고심 끝에 함께 뒤섞여 처리가 곤란한 나무껍질과 흙, 골재를 한 번에 분리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윤 과장의 개발품 덕택에 비싼 돈을 들여 처리해야 할 쓰레기를 오히려 조경 재료로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윤 과장은 "일반인들이 항만시설에 대해 잘 몰라 찾아보면 곳곳에 개선할 부분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며 "항상 관심을 가지고 바꿀 부분을 찾아 항만 효율성을 높이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