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에는 전통적으로 추석에 강세를 보여온 가족영화나 코미디물은 물론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멜로영화, 여름 시즌에 열기를 이어온 액션 등 다양하다. 먼저 지난달 31일 개봉한 송강호·신세경 주연의 '푸른소금'은 액션과 멜로가 적절히 배합되었고 차태현이 기수로 변신한 '챔프'는 휴먼 드라마, 권상우와 정려원이 호흡을 맞춘 '통증'은 가슴 시린 멜로, '가문의 영광'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인 '가문의 수난'은 코미디다. 이에 비해 외화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콜롬비아나'와 '펭귄 아빠'가 되어 돌아온 짐 캐리 주연의 가족 코미디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 애니메이션 '쥴리의 육지 대모험' 등이 있다.
하지만 전주까지 1위 자리를 지키며 500만을 돌파한 '최종병기 활'과 할리우드 SF영화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토종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김하늘·유승호 주연의 스릴러 '블라인드', 인도영화 '세 얼간이' 등도 톱 10 상위권을 지키고 있어 추석 대목까지 넘볼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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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400만명 웃긴 가문 시리즈 이번엔 '요란한 일본 여행기'"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9월7일 개봉·15세 관람가)
'가문' 시리즈는 추석 때마다 한국적 코미디로 극장가를 휩쓸었다. 지난 2002년 김정은·정준호 주연 '가문의 영광' 520만을 시작으로 2005년 '가문의 위기' 570만, 2006년 '가문의 부활' 320만 명 등 '가문'시리즈는 총 1천400만 관객을 동원했다. 가문 시리즈의 전편을 모두 제작한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정태원이 처음 감독으로 나서 메가폰을 잡은 이번 영화는 특히 80% 이상 일본에서 촬영해 볼거리를 늘렸다. 지난 주말 유료시사회에서 7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폭정신으로 기업과 가문을 이끄는 카리스마 대모 홍회장(김수미), 살림의 달인으로 거듭난 (구)백호파의 1인자 장인재(신현준), 넘치는 바람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가문의 첫 이혼남 장석재(탁재훈), 사소한 일에도 크게 흥분하는 가문의 쌈닭 장경재(임형준)의 무지막지한 여행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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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류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의 감동실화"
#챔프(9월7일 개봉·12세 관람가)
국내 최초 말 소재 영화 '각설탕'의 이환경 감독이 5년만에 내놓은 두 번째 경마 소재 영화 '챔프'는 인간과 동물간 교감과 각자의 장애를 극복해내는 과정과 꿈에 대한 열정을 담은 스포츠드라마다. 이와 동시에 경마장을 배회하며 전전긍긍 살아가는 삼류 기수 아빠와 한없이 순수한 딸의 이야기를 그린 가족드라마다. 특히 이 영화는 실화를 소재로 해 눈길을 끈다. 영화속 경주마 우박이의 이야기는 '천장골관 인대염'을 가진 절름발이 경주마 루나가 실제 주인공이다. 루나는 경마 사상 최저가로 낙찰돼 유수의 경주에서 13회나 우승을 차지하며 몸값의 74배를 벌어들인 명마였다. 전작 '헬로우 고스트'로 눈물을 안겼던 흥행 메이커 차태현과 정답소녀 김수정이 주인공 부녀로, 유오성·김상호·백도빈·박하선 등이 조연으로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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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으로 잡혀간 동생 구하러 나선 꼬마 상어"
#쥴리의 육지 대모험(9월8일 개봉·전체 관람가)
꼬마 대나무 상어의 자아 극복기, 바다와 바다생물, 바다와 육지생물의 공생이 교훈과 감동을 안겨주는 동화같은 애니메이션. 뭍에서도 숨을 쉴 수 있는 상어가 있다는 별난 설정에서 출발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몸집이 작은 대나무 상어 '쥴리'가 인간들에게 잡혀간 어린 동생들을 구해내는 모험 이야기다. 바다와 육지생물들이 배척에서 포용에 이르는 과정도 눈여겨 볼 만하다. 탤런트 이영아(27)가 '쥴리', 개그맨 김병만(36)이 '빅', 류담(32)이 '옥토'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원제가 '시 푸드(See Food)'인 이 미국 만화영화는 애니메이터 40명이 3년간 제작했다. 2009년 6분짜리 트레일러를 공개한 뒤 카타르 민영방송사 알자지라의 어린이채널과 제작 계약을 했다. 이후 독일·프랑스 등 10여개국에 선판매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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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들의 반란' 그 시작"
#혹성탈출:진화의 시작(8월17일 개봉·12세 관람가)
국내에선 큰 인지도가 없던 작품이지만 의외의 흥행 성적으로 눈길을 끈다. 지난 주말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혹성탈출'은 9월 첫째 주 누적관객 219만7천341명을 기록했다. '혹성탈출'은 1960년 원작 시리즈 물과 2001년 팀 버튼 감독의 작품에 이은 프리퀄 성격의 영화로 43년동안 7편이 나온 공상과학 영화의 고전이 이야기의 처음으로 돌아갔다. 영화는 '왜 유인원이 지구를 지배하게 됐나?'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보여준다. 뛰어난 지능을 갖춘 원숭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왜 만물의 영장이라던 인간이 이들의 지배를 받게 됐을까. 고전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혁명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던 침팬지의 고뇌까지 담아낸 기술력과 연기, 설득력있는 이야기의 짜임새가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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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명중'"
#최종병기 활(8월10일 개봉·15세 관람가)
개봉 이후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켜온 활 액션 블록버스터 '최종병기 활'은 26일만에 500만을 돌파했다. 지난 달 10일 개봉한 이 영화는 '왕의남자'(약 101만명),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약 75만명)을 제치고 사극으로는 개봉 첫주 최다 관객(111만명)을 기록했으며 4주동안 예매점유율과 박스오피스에서 계속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난 5일까지 누적 관객 516만5천374명(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중인 '최종병기 활'은 여전히 승승장구 흥행 독주중이다. 영화의 매력은 역시 활이 주는 긴박감.
영화속 남이(박해일)가 구사하는 곡사 기술이나 그가 사용하는 애깃살의 관통력, 그리고 쥬신타(류승룡)가 쓰는 육량시의 파괴력은 기존 사극에서는 보지못했던 새로운 것들로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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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 펭귄들과의 기막힌 동거"
#파퍼씨네 펭귄들(9월7일 개봉·전체 관람가)
코믹 표정 연기의 달인 짐 캐리가 뉴욕 한복판으로 펭귄을 데리고 돌아왔다. 성공한 뉴요커가 졸지에 펭귄들과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다룬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은 맘껏 웃다가 가족애까지 도모할 수 있는 할리우드식 가족 영화로 손색이 없다. 1938년에 부부 작가 리처드 앳워터와 플로렌스 앳워터가 합작한 소설 '파퍼씨와 12마리 펭귄들'을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성공을 위해 쉴새없이 달려온 사업가 파퍼. 그 때문에 가족들과의 관계도 순탄치 못하다. 어느 날 그에게 배달된 아버지의 유산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남극신사 펭귄. 파퍼는 기겁하지만, 그의 아들은 자신의 생일 선물로 오해하며 좋아한다. 어쩔 수 없이 시작된 동거. 펭귄과 도시의 공존은 가능할까. 코미디 배우를 넘어 연기파 배우로 발전한 짐 캐리의 한결 편안해진 연기가 볼만하다.
/이준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