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일본 하네다(羽田)공항의 관제사가 미국 대통령 전용기의 비행계획을 인터넷 개인 블로그에 유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10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하네다 공항에서 근무하는 주임 항공 관제사가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의 비행계획 화상 정보를 자신의 인터넷 개인블로그에 게재한 사실이 드러나 국토교통성이 조사에 나섰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유출된 미 대통령 전용기 관련 정보는 요코하마(橫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작년 11월12일 서울에서 일본으로 향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태운 에어포스 원의 비행계획이다.

   유출된 비행계획은 에어포스 원의 이착륙 장소, 비행 경로와 고도 등이 상세하게 보이는 화면 사진 2장과 비행 경로를 표시한 레이더 화면 사진 3장, 관제탑내 업무 모습을 촬영한 사진 등 모두 12장이다.

   국토교통성은 국가공무원의 비밀엄수 조항 위반 가능성이 있는 중대 기밀 유출로 보고 관제사를 상대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관제사가 유출한 정보에는 미국의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 직후 원전 상공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항공법에는 항공기가 운항전 비행계획을 관제소에 제출해 사전승인을 받도록 규정돼 있다. 항공기의 비행계획은 테러 방지 등 안전을 위해 엄중히 관리돼야하는 극비 정보다.

   관제사는 이 정보를 토대로 비행 경로와 고도 등의 내용을 화면에서 확인하면서 항공기를 관제한다.

   정보를 유출한 관제사는 "2001년부터 블로그를 열어 디지털카메라로 직장에서 촬영한 사진 등을 게재해 지인들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건이 미국과의 외교관계와 신뢰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달 21일로 예정된 미국과의 정상회담때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방위성 간부는 "이번 사건은 위키리크스의 정보 폭로보다 심각하다"면서 "미국과의 신뢰관계가 크게 손상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