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당시 보건소 직원 모두가 고생한 것을 대표해 제가 대신 상을 받았을 뿐입니다."
옹진군보건소 관리의사인 이현승(48)씨는 최근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당시 피해주민들을 위한 의료 지원에 헌신적 노력을 기울여 주민의 생활안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씨는 포격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24일 새벽 1시 연평도 현지에 도착했다. 곧바로 찾아간 연평보건지소는 포격을 당해 건물의 3분의 1정도가 파괴돼 있었다. 포격으로 응급환자가 있을지 몰라 주민들이 몰려있는 대피소를 돌아다니면서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응급조치도 취했다.
"대피소에 있는 주민들을 돌보는 것 못지않게 파괴된 보건지소의 기능을 한시바삐 되살리는 게 시급했습니다. 그날부터 꼬박 3박4일간 환자기록 등이 담긴 진료기록과 의료장비 등을 인근 노인정으로 옮겨 임시 진료소를 구축한 뒤 인천으로 돌아왔습니다."
인천으로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연평도에서 탈출해 한 찜질방에 머물고 있던 연평도 주민 1천여명. 특히 호흡기 환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이씨는 기억했다.
진료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이어졌다. 1일 평균 100명에서 많을 때는 15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강행군이 이어졌다. 하루 3번씩 자신을 찾은 주민도 있었다고 한다.
"찜질방에 머물던 연평주민들은 대부분 고령층이어서 지병으로 평소 복용하던 약이 있었습니다. 다른 약을 처방할 수는 없었지요. 다행히 포격 직후 연평도에 들어가 보건지소의 기능을 신속하게 구축한 덕분에 그 분들의 과거 진료기록 및 처방약품명 등을 일일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약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준 간호사와 직원들에게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이씨는 연평주민들의 의료 지원에 많은 힘을 보태줬던 인천시의사회와 약사회,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그리고 서울대병원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씨는 당시 포격으로 비상사태시 응급대처 요령 및 비상체계 구축의 중요성 등을 파악한 것은 값비싼 교훈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유관기관 및 단체와의 비상체계 구축은 물론 대피소내 비치 의약품 구성 등이 실제 포격이후 대폭 보강됐다"면서 "포격 사건 이후 신규로 옹진군에 배치되는 서해5도 공중보건의들을 대상으로 비상상황시 대처법 등 당시 경험도 전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