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 1호선 안양역 앞에 위치한 12층 규모의 상가건물이 외부 골조공사만 한 채 13년째 방치되면서 도심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외부 골조공사만 마무리한 12층 규모의 상가건물이 10년 넘게 방치돼 도심의 흉물로 전락한 가운데, 수분양자들이 이 건물에 대한 경매중단을 요구하며 십수일째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토지주와 마찰을 빚고 있다.

28일 안양시 등에 따르면 문제의 건물은 1996년 6월 시공사인 현대건설(주)와 시행사인 (주)하운산업이 안양역 앞 대지 2천741㎡에 지하 8층, 지상 12층(연면적 3만8천400㎡)규모의 초대형 쇼핑센터 신축에 나섰다.

당시에는 전체 441개 상가 중 362명의 분양자가 모두 450여억원을 투자했을 만큼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998년 시행사 부도로 67%의 공정에서 공사가 중단된 뒤 13년째 방치되면서 도심의 흉물로 전락됐다.

그런가 하면 시공사인 현대건설도 손을 떼고 경매를 신청, 부지가 매각된 뒤 새로운 토지주가 2002년 4월 건물을 철거하라며 수분양자 등을 상대로 '건축철거 및 대지인도 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토지주는 판결에 따라 지난해 건물철거 대체집행을 신청했고 건물도 경매절차를 밟아 지난해 6월 29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248억2천만원에 첫 경매가 이뤄졌지만 유찰됐다. 이후 198억5천600만원, 158억8천480만원, 127억원, 101억6천만원, 81억3천300만원 등 모두 6번의 경매가 유찰됐다. 다음달 4일 열리는 7차 경매가는 65억6천400만원.

사태가 이렇자 수분양자들은 십수일 전부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정문 앞에서 경매중단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누구도 이용하지 않은 10여년간의 건물임대료로 82억5천만원의 구상권을 얻고 강제경매를 신청하는 등 법을 악용해 불쌍한 생계형 분양자 362명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경매는 분양을 하면 1천억원이 넘는 건물을 헐값에 취득해 토지주 자신의 배만 불리는 수순인 만큼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분양자들은 앞서 지난해 6월 건물 강제경매절차가 진행되자 문제의 건물을 점거, 토지주측 용역직원들과의 물리적 충돌로 4명이 부상하기도 했다.

한편 문제의 건물 주변은 지하철 1호선 안양역과 함께 형성된 최대상권인 안양1번가가 위치해 있어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지역이다.

/박석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