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다만 건물 매각 등을 놓고 수분양자와 토지주가 심각한 마찰(경인일보 9월 29일자 19면 보도)을 빚고있는 안양역앞 12층 규모의 상가 건물에 대한 7차 경매가 1개월간 연기됐다.

5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실시하려던 문제의 건물에 대한 7차 경매를 다음달 8일 시행키로 1개월간 연기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토지주가 건물 철거와 매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며 "철거하려는 건물을 왜 매각하려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 등을 청취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이번 경매를 1개월간 연기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원은 "이번 경매 연기가 수분양자들의 요구에 의한 것보다는 1차로 경매를 받은 매수자가 아직 경매 대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 의견 청취도 필요해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건물은 지난 1996년 사업 시행 당시 전체 441개 상가 중 362명의 분양자가 몰릴 만큼 큰 기대를 모았으나 1998년 시행사 부도로 67%의 공정에서 공사가 중단된 뒤 13년째 방치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시공사가 손을 떼고 경매를 신청, 부지가 매각된 뒤 새로운 토지주가 2002년 4월 건물을 철거하라며 수분양자 등을 상대로 '건축 철거 및 대지인도 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토지주는 판결에 따라 지난해 건물철거 대체집행을 신청했고 건물도 경매 절차를 밟아 지난해 6월 29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248억2천만원에 첫 경매가 이뤄졌지만 유찰됐다. 이후 한 매수자가 낙찰을 받았지만 대금을 납부하지 못하면서 경매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경매가 65억6천400만원의 7차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한편 일부 수분양자들은 "누구도 이용하지 않은 건물의 구상권을 가지고 강제 경매를 신청하는 것은 법을 악용한 토지주의 횡포"라며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경매 중단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박석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