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시즌이 끝난 후 경인지역 축구 팬들에게 가장 관심을 끈 선수는 성남 일화의 '삼총사' 몰리나(현 FC서울)·정성룡(현 수원 삼성)·최성국(전 수원 삼성) 등의 거취 문제였다.

프로축구 선수 이적 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수원과 서울이 영입 의사를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어서였다. 정규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던 두 팀은 반드시 영입해야 할 선수로 이들 3명을 꼽았다.

특히 수원은 노쇄화 기미를 보이고 있는 이운재를 대신할 골키퍼가 필요했고, 월드컵대표팀 수문장을 맡아 16강을 이끈 정성룡은 매력적인 선수였다. 결국 이 세 선수는 성남 유니폼을 벗고 새로운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국내 프로축구도 속칭 이적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바이어(Buyer) 구단과 선수 이적을 통해 구단 운영비를 마련하는 세일즈(Sales) 구단으로 나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적시장의 큰손 역할을 하는 구단은 주로 대기업에서 구단 운영권을 쥐고 있는 수원과 서울,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와 같은 구단 등이다.

이들 구단 중 이적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구단은 바로 수원과 서울을 꼽는다.

수원의 경우 지난 2010시즌이 끝나고 정성룡과 이상기·최성국(이상 성남), 양동원·우승제·이경환(이상 대전), 이용래(경남 FC) 등 12명의 선수를 영입해 베스트 11을 새롭게 구성했다. 이중 시·도민구단 소속은 4명에 이르고, 최근 큰손에서 밀린 성남에서도 3명을 영입했다.

축구계에선 지난해 선수 영입을 위해 전 소속팀에 이적료로 수십억원을 썼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2011시즌이 끝난 뒤 수원 윤성효 감독은 '더블 스쿼드' 구축을 시사하며 자유계약(FA)으로 풀리는 선수와 팀 이동이 가능한 선수 모두를 영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비시즌 기간 이적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는 김정우(성남)·윤빛가람(경남)·홍정호(제주)·이정수(알 사드)·이근호(감바 오사카)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초호화 선수들이다.

수원이 적극적인 영입 의사를 밝히자 김정우의 몸값은 15억~2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윤빛가람도 10억원 이상에 계약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수원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이적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할 경우 라이벌 서울도 전력 보강을 위해 함께 뛰어들 공산이 커 프로축구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시·도민 구단의 1년 팀 운영비가 100억~120억원인 점을 고려할 경우 이적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시·도민 구단은 없다. 이런 이적시장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구단도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한국 귀화를 밝힌 라돈치치를 성남으로 트레이드해 20억원 가까운 이적료를 받았고 이번 시즌 중에는 유병수를 사우디 알 힐랄로 이적시켜 10억원 이상의 이적료를 받아 구단 운영비를 충당하는 등 주전 선수들의 트레이드를 통한 이적료 수입과 유망주 영입이라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창윤·김종화기자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공동기획취재)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