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SK 전 감독은 지난 2008년 10월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과의 경기를 2-0으로 승리하며 2연패를 달성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최정은 한국 최고 선수로 성장했다"며 "성장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아도 포기하지 않는 선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정은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263(19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어 당시 역대 최연소 MVP로 뽑혔다.
3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난 8일 김성근 전 SK감독에게 최정에 대한 평가를 재부탁하자 그는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선수', '지기 싫어하는 선수'가 바로 최정이다"며 "한국 최고의 야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최정은 지난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로부터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야구에 데뷔했다.
SK는 최정이 고교시절 투·타에서 모든 재능을 보이며 거포 내야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감으로 판단해 성남 야탑고 졸업반인 윤석민(현 KIA)을 선택하지 않고 지명권을 사용했다.
당시 윤석민은 지금과 같이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선보이진 않았지만 경기 운영능력과 다양한 변화구, 제구력 등이 장점인 선수로 8개 구단 스카우터들은 판단했다. 그러나 SK는 주저하지 않고 최정을 택했다.
최정은 프로 데뷔 7시즌 동안 708경기의 정규리그에 출장해 통산 타율 0.284, 660안타, 100홈런, 391타점, 1천98루타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 최고 내야 거포다. 유신고 출신 최고 타자인 최정은 국내 뿐 아니라 태극마크를 달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최정은 지난 10일 훈련소 입소를 앞두고 가진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교시절 SK는 세련되고 멋있는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가고 싶은 팀이라 기뻤고 1차 지명됐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다"며 드래프트 당시의 느낌을 전했다.
야구 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그는 유신고 재학시절 제1회 미추홀기 정상에 올랐을 때를 꼽았다.
최정은 "당시 2학년 선수들이 주축이었다. 결승전에서 완투해서 팀이 첫 우승을 차지했을 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며 "유신고 재학시절 미추홀기 외에도 봉황대기에서도 우승했는데 러닝 위주의 훈련과 기본기 훈련을 많이 실시했는데 그게 고교대회 우승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추신수에게 부산고 시절 고(故) 조성옥 감독이 있다면 최정에게는 유신고 이성열 감독이 스승이자 야구 멘토다.
최정은 "수원에는 야구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팬들이 많다. 수원에 신생구단이 창단돼 팬들에게 야구의 즐거움을 많이 제공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후배들에겐 좋은 선배로서 롤모델이 되어 주고 싶고 팬들에게는 재미있고 멋있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프로야구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랑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신창윤·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