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과 줄타기, 그리고 한산모시가 28일 유네스코의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계속된 제6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이 등재 신청한 6건 중 이들 3건을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했다고 말했다.
택견과 줄타기는 이미 사전 심사 단계에서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아 유네스코 관례상, 그리고 이번 회의 등재 경향을 볼 때 등재가 확실시됐다.
한산모시는 등재 보류 판정을 받았지만, 막판에 극적으로 목록에 추가됐다.
이번에 세 건이 추가됨으로써 한국은 2001년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을 필두로 2003년 판소리, 2005년 강릉단오제, 2009년 강강술래·남사당놀이·영산재·제주 칠머리당영등굿·처용무, 지난해 가곡·대목장·매사냥에 이어 모두 14건에 이르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택견은 세계 전통무예 중에서는 인류무형유산에 오른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나머지 세 건인 조선왕조궁중음식과 석전대제, 나전장은 사전 심사 단계에서 '정보 보완 권고(등재 보류)'를 받는 바람에 이번에는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무산됐다.
줄타기에 대해 유네스코는 관객을 즐겁게 하는 한국 전통음악과 동작, 상징적인 표현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성격의 전통 공연예술로서 인간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유산이며, 이 유산의 대표목록 등재는 전 세계 다양한 줄타기 공연에 대한 관심을 환기해 문화 간 교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택견에 대해서는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된 전통무예로 전승자들 간의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며 그 대표목록 등재는 전 세계 유사한 전통무예의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 등이 높이 평가돼 인류무형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모시짜기는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되고 해당 공동체에 뿌리내린 전통기술로 실행자들에게 정체성과 지속성을 부여한다고 유네스코는 평가했다.
반면 탈락 무형유산 중 조선왕조 궁중음식은 김치와 더불어 한국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유산 중 하나로, 정부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등재를 추진해온 음식유산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앞선 심사보고서에서는 한국정부가 궁중음식을 1970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기능보유자 2명을 뒀으며, 궁중음식연구원을 비롯한 관련 공동체가 보호조치를 취한 점 등은 등재 요건을 충족시키지만 이번 등재를 통해 무형유산의 가시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 등에 대한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무형유산위원회에는 24개 위원국을 포함한 137개 당사국 대표단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올해 회의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49개 종목을 등재 신청했으며, 이 중 심사보조기구 심사 결과는 등재권고 17건, 등재 불가 권고 5건, 정보 보완 권고 26건, 미해결 1건으로 각각 나타났다.
중국은 한국과 같은 6건을 등재 신청했지만 1건만 등재되고 전통 중국무술인 쿵후와 우롱차 만들기는 '보류' 판정을 받음으로써 고배를 마셨으며, 일본은 신청 6건 중 히로시마 지역 모내기 의식을 포함한 2건을 등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