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프로야구에서 활약중인 8개 구단은 모두 자체 수입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워 흑자 경영을 위해 끊임 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
반면 가까운 아시아 국가 일본에서는 프로야구팀들의 흑자 경영은 당연시된다.
일본 프로야구팀들 중 가장 눈에 띄는 팀은 도쿄나 오사카, 나고야가 아닌 100만명이 겨우 넘는 미야기현 센다이시에 연고를 둔 라쿠텐 골든이글스다. 라쿠텐이 눈길을 끄는 건 수원 또는 전라북도 전주시와 같이 대도시라고 말하기엔 다소 적은 10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센다이시에서 흥행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프로야구 전문가로 평가받는 박동희(사진) SBS 야구 해설위원(스포츠춘추 야구 전문기자)에게 라쿠텐의 창단과 센다이를 연고지로 정한 이유를 물었다.
"라쿠텐은 일본 최대 인터넷 쇼핑기업이다. 팀 창단 전에는 야구와 별 관계가 없었다. 라쿠텐이 야구단을 창단할 즈음인 2004년은 일본 대기업들조차 적자로 프로야구에서 발을 빼려던 시절이었다."
당시 일본 프로야구계의 상황을 설명한 박 해설위원은 말을 이어갔다.
"많은 야구 전문가들은 라쿠텐 측에 관중동원력을 이유로 대도시 연고를 권유했다. 돔구장이나 최첨단 야외구장 건립도 주문했지만 라쿠텐은 미야기현 센다이시를 지명했고 홈구장도 돔구장은 고사하고 기존 미야기구장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했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라쿠텐을 비웃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라쿠텐이 연고지로 사용하고 있는 센다이시는 야구단의 흥행 조건에는 맞지 않다. 그런데도 센다이시는 창단 이후 꾸준한 성장을 통해 일본 프로야구계에 흑자 경영 성공구단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돔구장은 한 해 500억원의 비싼 임대료를 내야 하고 신축시 2년 이상 걸린다. 이미 대도시엔 프로야구단이 있었고 기존 구단에 익숙한 팬들이 라쿠텐을 응원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래서 라쿠텐은 새로운 지역을 선택했다. 철저한 지역 밀착마케팅과 백화점을 연상케 하는 야구장 시설로 2005년 창단 첫해 흑자를 거뒀다. 동북부 대지진으로 센다이시 전체가 큰 피해를 본 가운데서도 흥행은 멈추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박 해설위원은 "제10구단을 유치하기 위해 수원시와 전라북도가 발표한 지원안을 보면 라쿠텐도 부러워할 것 같다. 라쿠텐 창단시 미야기현과 센다이시가 지원한 것이라곤 기존 구장 터를 제공한 게 전부다. 두 지역의 제10구단 유치전이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한 경쟁으로 번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신창윤·김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