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이 아닌가벼…."

군대에 다녀온 남자라면 한번씩 들어봤을 것이다. 지도와 나침반 하나만 들고 이 산을 넘고 저 산을 넘어가던 중대장이 마침내 내뱉은 한마디를.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어도 미션수행을 하면서 정해진 곳을 찾아다니는 KBS '1박2일'이나 SBS의 '런닝맨' 같은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이러한 곡소리를 종종 들을 수 있다. 출연진들은 몇가지 힌트를 통해 특정 지역에 누가 먼저 도착하는지를 두고 레이스를 펼친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고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TV속의 연예인만 이같은 레이스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 '오리엔티어링(Orienteering)'이라는 스포츠가 있다.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떠나는 두뇌여행, 오리엔티어링의 세계로 떠나보자.

# 오리엔티어링이란?

오리엔티어링은 참가자들이 지도와 나침반만을 이용해 미리 지정된 지점을 찾아서 목적지에 도착하는 스포츠로 서구와 일본 등에서는 이미 생활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최근엔 국내에서도 등산붐에 이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생각하는 스포츠'다.

19세기 후반 북유럽에서 군사훈련으로 처음 시작됐다는 오리엔티어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대중화됐으며, 우리나라는 1975년 국제오리엔티어링 연맹에 가입하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오리엔티어링 경기는 참가자가 지도와 나침반만으로 목표지점을 최단거리로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경기내내 사고활동을 해야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 인공적인 시설물을 만들어 놓고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인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경기는 출발지에서 받은 지도와 나침반으로 미리 정해진 10~20개의 포스트를 순서대로 찾고 도착지로 돌아오는 포인트 오리엔티어링과 포스트 난이도별 획득한 점수로 순위를 가리는 스코어 오리엔티어링 등으로 구분된다. 또 스키나 휠체어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활용할 수도 있다.

정식 경기대회 외에도 초중고 대상 체험학습이나 소풍, 단체 수련회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자치단체 지역관광 홍보나 축제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고 있다.


# 내고장 바로알기와 오리엔티어링

오리엔티어링이 각광받은 이유중 하나는 각 지역별로 오리엔티어링 프로그램에 지역의 문화와 역사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추가해 참가자들에게 지역 정체성을 갖게 할 수 있다는데 있다.

인천지역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인천오리엔티어링연맹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산악회 등 동호인을 중심으로 활동중이다.

2011년에 들어서는 인천바로알기종주단(단장·이동열)이 인천연맹과 함께 대대적인 홍보와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인천바로알기종주단은 지난 4월 남동구 소래생태습지공원에서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처음 오리엔티어링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창의적 체험학습의 일환으로 진행된 오리엔티어링은 지금까지 2천명이 넘는 학생들이 체험했으며, 내년에는 교육청과 연계해 더 많은 인천지역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각 지역에 프로그램을 구축할 계획이다.

인천바로알기종주단 이동열 단장은 "오리엔티어링은 정해진 길만 다니는 둘레길 걷기나 등산과 달리 내가 길을 개척하고 해당 지역의 곳곳을 발로 누빌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자연적인 지형이 경기장이 되고 각 대회는 그 지역의 특성에 맞게 준비된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중 항상 어떻게 갈 것인가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므로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참여의욕을 갖고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청소년에겐 특히 유익한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자치단체 중에서는 인천 남동구가 올해 소래포구축제에 '가족 오리엔티어링'프로그램을 신설해 관광객과 주민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내년에는 전국규모 대회로 확대할 계획도 추진중이다.


또 인천 서구의 작은 섬 '세어도'를 오리엔티어링 상설경기장으로 구축해 세어도를 오리엔티어링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구상중이다.

현재 인천지역에서 오리엔티어링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은 소래습지생태공원, 송도신도시 해돋이공원 일대 등이며, 내년 봄부터는 부평 원적산공원, 계양산, 자유공원, 문학경기장, 강화 마니산, 장봉도, 무의도 지역에서 오리엔티어링을 즐길 수 있도록 사이트(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와 연계된 오리엔티어링 프로그램도 추진되고 있다. 오리엔티어링을 통해 '대학바로알기'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천바로알기종주단은 캠퍼스내 오리엔티어링 코스를 설치하고 신입생을 대상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계획을 학교측에 건의할 계획이다. 또 자격증 취득과 동아리활동 등 대학 생활체육 분야 확대도 추진중이다.

/김민재기자

※ 인터뷰 / 박동호 인하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체육전공 학생들 '취업의 문' 열어주는 역할 기대

"오리엔티어링이 지금보다는 활성화 될 것이고, 이는 학생들의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하대 생활체육학과 박동호(사진) 교수는 "최근 생활체육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티어링과 관련해 워크숍을 가졌고, 추가적으로 실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리엔티어링이라는 종목이 아직 생소하지만, 앞으로 활성화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박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워크숍 자리에서 일부 학생들이 큰 관심을 보였고,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오리엔티어링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인다면 학내 동아리를 만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오리엔티어링은 아직 학생들에게 생소하기는 하지만, 학생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만한 매력적인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오리엔티어링이 대중적으로 활성화 되는 것과 함께 관련 단체나 조직이 활성화 되는 과정에서 체육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관련된 직종에 취업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학생들에게 오리엔티어링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는 그는 "오리엔티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