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49) 인천시 확인평가 팀장은 '시인'이다. 인천시공무원문학동우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우회는 최근 동인지 '문학산' 30호째를 냈다. 올해로 창간 22주년이 된 '문학산'은 전국지방자치단체의 문학동인지 중에서는 최고 연혁을 자랑한다고 한다. 22년 동안 꾸준히 발행된 공무원 문학동인지가 없다는 얘기다. '문학산'도 고비가 많았다. 창간하면서 1년에 2회씩 발행하다가 10여 년 전부터는 1회 발간으로 조정했다. 그것도 힘에 부친다.
"요즘엔 동인지를 만들거나 하는 일에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요. 개인 여가 시간을 쪼개, 별도의 시간을 내서 일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회장은 동우회의 총무를 3회나 맡았다.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다른 지자체는 더 하는 것 같다"면서 "타 시·도는 동인지를 만들어도 길어야 5년 정도 하다가 없어진다"고 했다.
'문학산'은 인천시 공무원 '문인'들이 만들지만 철저하게 '순수문예지'를 지향한다. '문학산'도 처음에는 시장의 글이 꼭 '권두언'에 들어가는 등 '시정 홍보지' 비슷하게 출발했다. 시간이 가면서 '소장파'들의 불만이 표출됐다. "문학하는 사람들의 책에 시정홍보가 들어가면 순수성이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소장파 반란'은 성공해 '문학산'에서 '인천시정'은 완전히 빠졌다. 그 '대가'도 뒤따랐다. 지원예산이 1천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절반이나 뚝 잘린 것이다.
인천시공무원문학동우회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문학산'을 모태로 해 활동하다가 16명이나 등단했으며, 시분과 회원 중에선 등단한 7명이 '푸른시 문학회'를 따로 결성해 매년 1권씩 시집을 내고 있다. 또한 이들이 주축이 돼 각 기초단체마다 별도의 문학동인지도 발간하고 있다.
1988년부터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 회장은 "공직사회에 '문학바람'을 불어넣기 위해서 백일장을 열까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희망'을 드러냈다.
/정진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