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우 인천시공무원문학동우회 회장이 동인지 '문학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직생활'과 '문학'이요? 완전히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만, 사실은 그 둘이 합쳐지면 장점이 아주 많습니다. '문학'을 하면서 얻는 감성이 경직된 공직문화에 접목되면 시너지효과가 대단히 크거든요."

이민우(49) 인천시 확인평가 팀장은 '시인'이다. 인천시공무원문학동우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우회는 최근 동인지 '문학산' 30호째를 냈다. 올해로 창간 22주년이 된 '문학산'은 전국지방자치단체의 문학동인지 중에서는 최고 연혁을 자랑한다고 한다. 22년 동안 꾸준히 발행된 공무원 문학동인지가 없다는 얘기다. '문학산'도 고비가 많았다. 창간하면서 1년에 2회씩 발행하다가 10여 년 전부터는 1회 발간으로 조정했다. 그것도 힘에 부친다.

"요즘엔 동인지를 만들거나 하는 일에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요. 개인 여가 시간을 쪼개, 별도의 시간을 내서 일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회장은 동우회의 총무를 3회나 맡았다.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다른 지자체는 더 하는 것 같다"면서 "타 시·도는 동인지를 만들어도 길어야 5년 정도 하다가 없어진다"고 했다.

'문학산'은 인천시 공무원 '문인'들이 만들지만 철저하게 '순수문예지'를 지향한다. '문학산'도 처음에는 시장의 글이 꼭 '권두언'에 들어가는 등 '시정 홍보지' 비슷하게 출발했다. 시간이 가면서 '소장파'들의 불만이 표출됐다. "문학하는 사람들의 책에 시정홍보가 들어가면 순수성이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소장파 반란'은 성공해 '문학산'에서 '인천시정'은 완전히 빠졌다. 그 '대가'도 뒤따랐다. 지원예산이 1천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절반이나 뚝 잘린 것이다.

인천시공무원문학동우회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문학산'을 모태로 해 활동하다가 16명이나 등단했으며, 시분과 회원 중에선 등단한 7명이 '푸른시 문학회'를 따로 결성해 매년 1권씩 시집을 내고 있다. 또한 이들이 주축이 돼 각 기초단체마다 별도의 문학동인지도 발간하고 있다.

1988년부터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이 회장은 "공직사회에 '문학바람'을 불어넣기 위해서 백일장을 열까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희망'을 드러냈다.

/정진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