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1년여동안 그의 성남문화재단 대표 선임에 반대했던 성남시의회가 전격 임명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28대 2라는 압도적 표차로 말이다.
취임 당일 안 대표는 스스로를 칭해 "성남시가 보배를 얻었다"는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취임한지 갓 한달여 기간이지만 안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천원 클래식'에 '만원 연극', '저예산 게릴라 콘서트'가 줄을 이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독립영화식' 문화공연들이다.
# 취임후 행보가 남다르다.
"나를 보배라고 표현한 건 자리 욕심없이 일만 할 사람이라는 뜻이다. 일을 해야겠는데 사무실에 앉아있기만 하면 뭐하나. 대표는 얼굴 마담이 아니라 영업사원, 홍보요원이어야 한다."
# 대표로 겪어 본 문화재단의 문제는 무엇인가.
"문화·예술 업무를 하는 곳이 흡사 관료 조직처럼 경직돼 있다. 관료화된 인사 시스템 때문에 일을 잘해도 상이 없고 못해도 징벌이 없다. 가장 창의적으로 일해야 할 조직이 가장 수동적이라니 말이 되나."
# 인사 문제는 예민한 부분인데.
"과거 탄천페스티벌 총감독을 맡아 달라고 해서 와보니, 이미 프로그램 구성과 출연진 섭외, 예산 배정까지 모두 끝난 뒤였다. 사람 동원해 억지로 시간 때우고 돈 버리는 행사 일색이더라. 적어도 전문 분야만큼은 전문가가 맡아서 해야 한다. 다행히 이사장(이재명 시장)은 문화·예술, 복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많은 분이다."
# 문화재단이 어떻게 달라지나.
"경제가 어려우면 몸이 피곤하지만, 문화·예술이 궁핍하면 마음이 상처를 받는다. 찾아가는 문화 서비스로 '시민이 행복한 성남'에 한 부분을 맡겠다."
'안성기의 형'에 대한 느낌을 묻자 그는 "형이 동생을 존경한다는데야 어쩔텐가"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빨빨거리고' 뛰어다니는 것만큼은 동생보다 낫다고도 했다. 시원시원하다.
성남/배상록기자